뜨끈한 사우나 생각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뜨거운 탕이나 습식 사우나 안에서 누가 오래 버티는지 기싸움을 하는 중장년 남성들의 모습이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때가 있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대중탕 이용이 한동안 주춤하면서 과거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가던 사우나 문화에 젠지세대가 뛰어들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사우나는 더이상 단순히 땀을 빼는 공간이 아니다. 로컬 사우나 투어, 1인 세신샵, 프라이빗 사우나, 이색 사우나, 웰니스 사우나 등 다양한 형태로 탈바꿈하며 힐링 공간이자 여러 부대시설이 결합된 놀이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사우나는 사운드 배스, 고압 산소방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중국 상하이에는 목욕으로 몸을 푼 뒤 훠궈 뷔페를 즐기고 독서실, 네일숍, 노래방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배우 한고은이 숲속 사우나를 즐기는 모습, 방송인 최화정이 쑥·다시마·국화 등 다양한 약재를 교체해 입욕의 재미를 더하는 이벤트 탕을 찾는 모습 등이 유튜브 등에서 화제를 모으며 대중의 관심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목욕탕, 찜질방, 사우나는 공중 목욕시설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환경에서 온수, 열기, 증기 등을 활용해 신체를 씻거나 따뜻하게 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설이다.
따뜻한 환경에서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원활해진다. 근육이 이완되면서 뻐근함이나 긴장성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율신경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체온 변화가 숙면을 유도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현대인들에겐 자연스럽게 휴대폰 사용이 제한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몰입하는 동안 온전한 감각을 느끼는 이완과 힐링의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형태는 달라졌어도 고온 환경이 몸에 주는 부담은 여전한 만큼, 주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적절한 수분 섭취 없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돼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는 등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혈압 변동을 키워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나 저혈압을 포함해 협심증, 심부전,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거나,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사우나 이용이 심장과 혈관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어 이용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특성상 모낭염, 무좀, 사마귀 등 피부 감염 질환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개인위생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자, 임산부는 물론 당뇨병 환자, 만성질환자, 아토피·건선 등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음주 후, 과로 상태, 수면 부족, 감기 등 발열이 있는 경우, 식사 직후 또는 공복 상태에서도 사우나 이용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윤미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시대 변화에 따라 공중 목욕시설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본질은 여전히 고온 환경인 만큼, 사우나가 힐링이 아니라 위험이 되지 않도록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은 사우나 이용 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이용 시간을 지키는 등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이라도 몸에 불편감이 느껴질 경우 즉시 사우나 이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몇 가지 안전수칙만 지키면 한결 건강하게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공중 목욕시설을 이용할 때는 탈수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고온 환경에 한 번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짧게 나눠 이용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서서히 예열한 뒤 이용하고, 온탕과 냉탕을 오갈 때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도록 하자. 신체가 온도 변화에 단계적으로 적응하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개인 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발을 깨끗이 씻은 뒤 완전히 말리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김 과장은 "이용 중 어지럼증, 흉통, 극심한 피로감 등 이상 신호가 느껴질 경우에는 즉시 이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휴식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이용 시간을 조절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공중 목욕시설을 안전하게 즐기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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