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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배율 ETF’ 내놓겠다는 정부, 안전 장치도 필요하다

이달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 금융전광판에 사상 처음으로 48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5000선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정부가 ‘고위험·고수익’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라는 민감한 카드를 꺼냈다. 금융위원회는 해외 증시에서 인기를 끄는 고배율 레버리지 ETF를 국내에 허용하기 위한 규제 완화에 착수했다. 현재 2배 이내로 제한된 레버리지 한도를 최대 3배까지 늘리고 단일 종목 비중 규제(30%)도 풀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만 추종하는 ETF 출시를 허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그동안 신중론을 유지했던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 카드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명확하다. 서학개미의 자금을 국내로 유인해 다시 147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잡아보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나스닥100 3배 추종 ETF(TQQQ)에 담아둔 금액은 무려 5조 원에 육박한다. 반도체 및 테슬라 고배율 상품도 각각 4조 원에 이른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 12월 ‘서학개미 리쇼어링’을 위해 세제 혜택을 내놓았지만 이달에도 4조 원의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자 ‘유사 상품’ 출시를 서두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증시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에 비해 상승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 상품군이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배율 레버리지 ETF 출시 시점과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우려가 작지 않다. 무엇보다 ‘고점 논란’이 걱정된다. 지난해 75% 넘게 치솟은 코스피는 새해에도 ‘에브리데이 랠리’를 펼치며 4800선마저 돌파했다. 역사적 고점 시기에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될 경우 향후 지수 조정 시 개인의 손실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국내 증시는 개인의 직접 투자 비중이 60~70%에 달하고 ‘단타 매매’도 많아 기관 중심의 선진국 시장보다 변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 레버리지 배수가 커지면 하락장에서 투매 압력은 가중되며 이는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 고배율 상품은 리스크가 큰 만큼 우량 종목 중심의 엄격한 설계, 충분하고 직관적인 위험 고지, 일일 괴리율과 손실 구조에 대한 투명한 공시 등 안전 장치는 더 촘촘해야 한다. 환율에만 매몰돼 투자자 보호를 뒷전으로 미루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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