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기업의 68%가 중소기업에서 덩치를 키운 후 각종 규제가 늘어나자 고용을 줄이고 투자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성장 단계에 맞춘 세제 합리화와 정책 금융 확대 등이 이뤄지면 적극적인 신규 채용과 투자 확대에 나설 뜻도 피력했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와 함께 국내 중견기업 11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견기업 대상 차등규제 영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9.0%가 기업 성장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응답은 13.5%에 불과했다. 성장 사다리란 기업이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각 성장 단계에 알맞은 규제와 지원이 연동되는 제도적 기반을 뜻한다.
기업들은 특히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관련 규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35.0%는 중소기업 졸업 후 강화된 규제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특히 세제 혜택 축소(35.5%), 금융 지원 축소(23.2%)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공시·내부거래 등 규제 부담(14.5%), 고용 지원 축소(9.4%)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설문에 응한 중견 기업의 39.0%은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에 압박을 느껴 고용을 줄이고 채용을 유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중견 기업 28.8%는 기업 성장의 동력이 될 신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외로 법인을 이전하거나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기업은 16.9%, 연구개발을 축소한 기업은 11.0%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사다리를 보완할 대책으로는 세제 합리화와 정책 금융 지원 확대 등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중견 기업 41%가 ‘법인세·상속세·R&D(연구개발) 세액공제 등 세제 합리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25.8%로 뒤를 이었다. 전문 인력 확보 및 양성 지원(13.2%), 글로벌 성장 지원 확대(7.5%), M&A 활성화 및 신산업 규제 개선(6.9%)도 당면 과제로 제시됐다.
기업들은 불필요한 규제가 개선되면 신규 채용과 투자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답했다. 규제 개선 때 가장 먼저 추진할 활동으로 신규채용 확대(41.0%)가 꼽혔고 투자 확대(28.0%), 과감한 M&A 및 신사업 진출(12.5%), 해외시장 공략 및 가속화(9.5%) 순으로 조사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현행 규모별 차등 규제가 기업의 스케일업을 가로막고 있다” 면서 “성장단계에 맞춰 유인 구조가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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