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백화점 매출을 맹추격하면서 지난해 양측의 매출액 순위가 역전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실적은 반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이 명품 소비와 외국인 수요를 바탕으로 매출과 수익성에서 모두 편의점을 따돌리며 오히려 격차를 확대하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1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3% 증가하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은 0.7% 증가에 그쳤고 대형마트는 –9.1%로 역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백화점이 편의점 매출을 누르고 유통 강자 자리를 지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편의점은 2·3분기를, 백화점은 4분기를 최대 성수기로 꼽는데 작년 편의점의 여름철 매출은 부진했던 반면, 백화점은 겨울 옷 장사가 잘 되면서 격차가 커졌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체질 개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작년 11월 기준 백화점의 점포당 매출은 전년보다 16.3% 증가했고, 구매 단가는 12% 상승했다. 매장 수는 56개로 전년보다 3.4% 줄었지만, 적은 점포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23.3%), 패션·잡화(3.4%) 등 의류 판매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편의점은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편의점 3사 점포 수는 4만 7826개로 전년보다 2.2% 감소했고 구매 건수도 1.9% 줄었다. 객단가는 2.6% 증가했지만,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점포당 매출 증가율도 약 3%에 그치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
대형마트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식품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같은 기간 매출이 약 9.1% 줄었고, 점포당 매출 역시 8.6% 하락하면서 구조적 침체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작년 초에 업계가 내놓은 전망치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2024년만 해도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에서 소액·근거리 소비가 늘며 편의점 매출이 30조 9843억 원을 기록해 백화점(31조 1634억 원)을 바짝 뒤쫓았다. 2024년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전체 매출에서 백화점과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4%, 17.3%로 0.1%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2025년에는 편의점 매출이 백화점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비 심리 회복과 외국인·고소득층 소비 확대가 백화점으로 쏠리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2025년 들어 백화점의 구매단가와 점포당 매출 증가율이 편의점을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며 “명품·패션·체험형 소비 회복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편의점에 대해서는 “성장률이 2~3% 수준에 머물고, 출점 여력도 과거보다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백화점 매출 성장률은 신세계 14%, 현대백화점 약 8%, 롯데백화점 약 7%로 뛴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2월 중순 이후 한중 관계 개선, 중일 갈등 심화,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매출 증가세가 추가적인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4분기 편의점의 매출 성장률은 BGF리테일 1%, GS리테일 2%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대형마트도 이마트 매출 증가율이 2%에 그치고 롯데마트는 -2% 역성장이 전망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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