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기업이 토종 반도체만으로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이 AI 칩 수출을 차단한 사이 중국이 엔비디아를 위협할 수준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이룬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AI 스타트업 즈푸AI는 14일 오픈소스(개방형) 이미지 생성 AI인 ‘GLM-이미지’를 공개하면서 국산 반도체로 완전히 학습된 중국 최초의 대형멀티모달(LM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멀티모달은 사진·소리·움직임 등 비언어적 정보까지 해석할 수 있어 텍스트(문서) 기반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뛰어넘는 차세대 AI 엔진으로 꼽힌다.
즈푸AI는 이 모델이 화웨이 AI 칩 ‘어센드’ 기반 AI 서버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국내에서 개발한 풀스택 컴퓨팅 플랫폼에서 고성능 멀티모달 생성 모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모든 인프라를 중국산 제품으로만 구성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주요 AI 기업이 자국 칩으로 모델 학습에 성공했다고 공개 발표한 첫 사례라며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베이징(중국)의 목표 달성에 진전을 이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칭화대 출신 연구원들이 2019년 설립한 즈푸AI는 ‘AI 호랑이’로 불리는 주요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초 AI 호랑이 중 가장 먼저 홍콩 증시에 입성했다.
즈푸AI의 성공은 미국이 엔비디아 AI 칩 수출을 허가하는데도 중국이 수입을 통제하는 배경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13일 ‘H200’ 중국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으나 앞으로는 사례별로 심사를 거쳐 허가하기로 했다. H200은 엔비디아가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는 ‘블랙웰’ 이전 제품이지만 중국 내수 반도체 기업의 제품보다는 높은 성능과 효율을 갖췄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저지하기 위해 H200 수출 재개를 결정했지만 중국은 외려 자국 기업의 H200 사용을 통제하고 나섰다. 디인포메이션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H200 칩 구매 승인을 대학 연구개발(R&D)과 같은 특별한 경우로 제한한다는 지침을 기술 기업들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기업 12곳의 보안 소프트웨어 사용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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