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기관 자금을 시중은행에 맡기는 대신 제공받고 있는 정기예금 금리가 지역별로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수도권 금고의 경우 개인들에게 적용하는 금리를 훌쩍 웃돌아 기관에 대한 혜택을 적정 수준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17개 광역자치단체의 1·2금고가 적용받고 있는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연 2.58%로 집계됐다. 각 지자체가 시중은행과 맺은 금리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지자체 정기예금 금리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바탕으로 은행과 지자체 간 약속한 추가 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지금까지 지자체와 은행 사이의 금리는 대외비였으나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공개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지방정부의 금고 선정과 이자율 문제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행정안전부가 지방회계법 시행령을 개정해 243개 지자체별로 약정 금리를 공시하도록 했다.
예금금리는 지역별로 편차가 상당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인천시였다. 인천시는 1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이 4.57%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신한은행과 3.45%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약정을 체결했다.
반면 경상북도는 1·2금고를 맡은 NH농협은행과 iM뱅크와 모두 2.15%를 적용해 인천과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인천과 서울·경북 모두 2023년 1월부터 올해 말까지 4년간 자금을 맡기기로 계약 맺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자체별로 격차가 상당한 셈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보면 인천과 서울시는 시민의 세금을 잘 운용하고 있는데 경북과 일부 지방은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자체 금리가 개인 예금금리를 크게 상회한다. 2023년 1월 당시 은행들의 1년제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15%로 인천시(4.57%)가 0.42%포인트나 높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금고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다”며 “여러 은행들이 밀집해 있는 데다 유입 자금 규모도 더 큰 탓에 비수도권보다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수시 입출금식 예금인 ‘공금예금’의 격차는 더 컸다. 17개 광역지자체의 공금예금 평균 금리는 1.10%였다. 서울과 인천이 각각 2.52%(신한은행)로 가장 높았다. 반면 대전과 제주는 각각 0.55%(하나은행), 0.54%(제주은행)로 서울·인천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 입장에서 지자체 금고는 대규모의 저원가성 예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창구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43개 지자체가 금고에 맡긴 자금만 111조 원에 달한다. 최대 4년간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 거래, 지역 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지자체 금고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지자체 자금은 저원가성 예금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지자체에서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더라도 유치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지자체마다 은행으로부터 받는 혜택이 양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데 따른 이점이 있어 금리를 더 얹어줄 수도 있지만 개인 고객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높은 금리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지자체를 위해 다른 지역이나 기관·개인들의 금리 혜택이 이전되는 측면이 있다”며 “저원가성 예금이라고 하더라도 적정 수준에서 혜택이 제공돼야지 과도하면 은행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지원액을 함께 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고는 입찰 경쟁 방식으로 선정되는 구조”라며 “금리뿐 아니라 은행이 제공하는 협력 사업비, 공헌 사업 등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감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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