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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우량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할 때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지난해 대부분의 자산군이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수익률만 보면 안도할 수 있지만 그 수익이 어떤 구조 위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점검해 보면 오히려 고민은 깊어진다.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안정적인 장기 성과를 위해 포트폴리오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고민은 주식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시장 집중도와 변동성도 함께 높아졌다. 4월 관세 이슈로 촉발된 급격한 조정과 빠른 반등은 투자 심리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동시에 혼란 속에서도 투자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 국면에서 수익을 누릴 수 있는 핵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런 환경에서 2026년 주식 전략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선별하고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다. AI 테마의 지속 여부는 단정할 수 없지만 기술 혁신 초기 국면에서 주목받은 기업이 반드시 최종 승자는 아니었던 전례는 분명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정 테마나 소수 종목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시장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시야를 넓히면 AI 외에도 투자 기회는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은 미국과 AI 중심으로 움직여 왔지만 성과는 이미 다양한 지역과 스타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과 중국, 일부 신흥국 시장이 미국을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방산과 금융, 일본에서는 지배구조 개혁을 계기로 가치주가 반등했고 신흥국 역시 구조적 변화 속에서 투자 매력을 회복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종목 선택이다. 경기 둔화와 자본 조달 비용이 높은 국면에서는 거시 환경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우량 기업이 중요하다. 그간 소외됐던 우량주는 현재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상당수는 여전히 미국 시장에 기반한 구조적 이점도 유지하고 있다.

채권 시장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적인 기반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 통화 완화 기조 속에서 채권은 양호한 성과를 보였고 높은 초기 수익률과 글로벌 금리 환경 변화는 올해도 채권의 매력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듀레이션 보유를 넘어 미국 편중을 피하고 유로존, 영국 국채 등으로 분산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금리 민감 자산과 크레딧 자산을 균형 있게 조합하면 변동성 속에서도 인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하이일드 회사채 역시 리밸런싱 과정에서 전략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제 변동성을 관리하고 수익의 원천을 다변화하며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은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보인다. 장기 성과는 언제나 가장 화려한 이야기보다 가장 견고한 구조 위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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