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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현대차그룹 '로보택시' 타보니…"방어운전 잘 배운 똑똑한 운전병"

■모셔널, 美 라스베이거스서 시승행사

40분간 주행 중 사람 제어 한번도 없어  

올 연말 라스베이거스서 상용화 목표

'안전 중심' 자율주행 기술 개발 철학

고도화 위해 거대 주행 모델 구축해

그룹 차원의 E2E 자율주행 전환 가속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주행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자전거가 오른쪽 갓길로 역주행해 다가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속도를 줄이면서 돌발 상황을 지켜봤다. 자전거가 완전히 지나가고 나서야 다시 속도를 높이며 나아갔다. 옆 차량이 차선을 변경할듯한 기세로 다가오거나 사거리 우측 도로에서 차량이 튀어나올 때도 속도를 공간을 만들어 충돌 위험에 대처했다.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말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레벨 4)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 중인 모셔널의 로보택시를 시승했다. 라스베이거스 남쪽에 위치한 모셔널 테크니컬센터를 출발해 쇼핑몰이 밀집한 타운 스퀘어, 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즐비한 만달레이베이호텔 등을 지나 돌아오는 왕복 14km, 40분의 주행이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모셔널 시승행사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주행 중인 모습. 촬영=유민환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합격점이다. 시범 운영이기 때문에 운전석에 모셔널 테스트 요원이 탑승했지만 단 한번도 운전대를 잡거나 운행을 제어하지 않았다. 규정 속도 대로 운행하는 가운데 차선 변경은 부드러웠고 두 차례의 불필요한 급제동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보행자와 택시, 우버 등 공유차량이 한 데 뒤섞이는 호텔 로비 앞도 무난하게 지났다.

시승하는 동안 모셔널의 주행이 방어운전 교육을 제대로 받은 군대 운전병의 차량 운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차로에서는 서행하고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으면 우선 정지했다. 공격적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옆 차선 트럭, 신호 없이 끼어들어오는 우회전 승용차, 역주행하는 자전거 등에는 속도를 줄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안전에 최우선으로 초점이 맞춰진 ‘세팅’이었다. 현대차(005380)그룹 관계자는 "만 번 잘해도 한 번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라며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운행이 마냥 답답하진 않았다. 위험 요소가 없는 곳은 법규 최대 속인인 시속 45마일(약 72km)까지 시원하게 주행했다. 뒷자리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예정된 이동 경로와 주행 및 교통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운행 데이터를 쌓기 위해 트렁크에 설치된 고성능 컴퓨터의 쿨링 팬 소음은 거슬릴 만한 수준이었다. 주율주행 차량을 계속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운행에서도 컴퓨터 탑재가 불가피할 텐데 보완이 필요할 듯 보였다. 네온 사인 등 각종 불빛과 불어난 관광객들로 운행 난이도가 올라가는 밤 시간대 모셔널의 퍼포먼스(성능)도 아직은 물음표다. 연말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모셔널 시승행사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주행 중인 모습. 차량 뒷자리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서 주행 및 교통상황이 표시되고 있다. 촬영=유민환 기자


모셔널은 2018년부터 미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해 왔다. 이중 라스베이거스를 첫 서비스 상용화 장소로 택한 것은 관광 도시의 특징 때문이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라스베이거스는 관광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해 ‘승차 공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잦은 공사 구간, 많은 보행자 등 복잡한 환경 때문에 다양한 주행 데이터 수집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셔널과 현대차그룹은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자율주행 개발 철학을 간담회 내내 강조했다. 김흥수 현대차·기아(000270)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 본부장은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정책에 기반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편안하게 느끼면서도 법규 및 안전 관점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안전 및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해 개발 방식을 기존 '규칙 기반 (Rule-Based) 자율주행’에서 ‘대규모 주행 모델(LDM·Large Driving Model)’로 전환했다. 규칙 기반 자율주행은 운행 구간을 정밀하게 맵핑해 수만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일일이 입력하는 방식인 반면, 대규모 주행 모델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 세트와 인공지능(AI) 학습 기술을 활용해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및 교통 상황에서 대응토록 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미국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주차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LDM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테슬라의 '엔드 투 엔드(E2E)' 자율주행 개발 방식도 받아들였다. 테슬라는 카메라를 기반으로 인지부터 제어까지 하나의 신경망으로 연결하는 이 E2E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 선두에 섰다. 모셔널은 안전성을 위해 E2E 방식을 수용하면서도 규칙 기반 방식을 남겨두는 일명 ‘멀티 모달’의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했다. 모셔널의 로보택시 한 대에는 카메라 13대 뿐 아니라 라이다(LiDAR) 5대, 레이더(RADAR) 11대 등 총 29대의 센서가 갖춰져 있다. 메이저 CEO는 "야간 불빛이나 햇빛이 강할 때는 일반 운전자도 운전하기 어렵다"며 "눈, 비 등 기후환경에서도 멀티 모달 방식을 사용하면 안정적으로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미국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로라 메이저 CEO가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포티투닷, 모셔널 간 기술 협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자율주행 운영 노하우와 안전 검증 체계를 포티투닷이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중심차(SDV) 고도화 로드맵과 연결한다는 것이다.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전무)는 "모셔널과 포티투닷이 서로 가진 장점들을 잘 살려서 데이터 공유, 모델 통합 등을 검토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 로보택시의 국내 도입은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 김 본부장은 "축적된 기술력·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포함 다양한 지역에서 도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모셔널 시승행사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주행 중인 모습. 촬영=유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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