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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진료비 191조원… '치매·정신질환' 건보 뇌관 급부상

총진료비 20년 만에 5배로 팽창

치매·정신질환·근골격계 지출 급증

인구 아닌 ‘질병 구조’가 변수

연합뉴스




오는 2030년 국민건강보험 총진료비 규모가 최대 19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질병 구조 자체가 만성·고령질환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구조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치매와 정신질환, 근골격계 질환이 향후 진료비 증가를 주도하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총진료비는 2004년 약 22조 원에서 2023년 약 110 조원으로 20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연구진은 유병률 변화와 의료기술 발전 등 비인구학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 2030년 총진료비가 약 189조 원에서 최대 191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해온 기존 장래 재정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질환별 지출 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1990년대까지 진료비 비중이 가장 컸던 호흡기계 질환은 저출산에 따른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와 맞물려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반면 순환기계·소화기계 질환과 암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지며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삶의 질’과 직결된 질환들의 증가세다.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은 2023년 4위에서 2030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고, 정신 및 행동장애는 8위에서 5위로, 신경계 질환은 11위에서 7위로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신 및 행동장애의 경우 10~30대 청년층의 진료 수요 확대와 80세 이상 고령층의 입원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전 세대에 걸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인성 질환의 대표 격인 치매는 재정 부담이 가장 빠르게 불어나는 분야로 꼽힌다. 치매 진료비는 2010년 7796억 원에서 2023년 3조 3373억 원으로 4.3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국 진료비는 같은 기간 9배 이상 급증해 치료제 수요 확대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2030년 치매 진료비가 최대 4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증가율이 11% 안팎에 달하는 셈이다.

진료 형태별로는 입원 중심의 지출 구조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전체 진료비에서 입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8.5%에서 2030년 47.5%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로 인해 장기 요양과 중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이용 양상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외래와 약국 진료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기존의 ‘인구 증가 중심’ 단순 추계 방식이 의료 현장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서 지출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환이 늘고 어떤 의료기술이 도입되는지에 따라 재정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신질환, 내분비 질환 등은 인구 고령화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이 10%를 웃돌았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앞으로의 재정 관리는 총액 통제 중심에서 벗어나 질환별 발생과 유병 현황을 반영한 정밀한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치매처럼 의료와 돌봄이 결합된 질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연계한 포괄적 재정 전망과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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