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탈퇴 회원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을 근거로 5년간 보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유출된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일부 정보가 법적으로 보존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이 국회 등에서 내세운 ‘탈퇴자 정보 유출’ 관련 해명 논리가 법률 해석상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수사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회에서 쿠팡에 대한 국정조사 움직임까지 본격화되면서, 쿠팡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의 탈퇴 회원까지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에 대해 “전자상거래법상, 이름, 이메일, 배송지 주소, 전화번호는 개인정보로 각각 법률상 보존돼야 하는 정보지만,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특정 거래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에만 보존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해당 비밀번호만으로는 거래 주체를 식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록 보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전자상거래법 제6조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와의 거래기록 및 그와 관련한 개인정보(성명·주소·전자우편주소)를 법정 기간 동안 보존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 분쟁·청약철회 등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쿠팡에서 유출된 정보가 이를 포함해 일부 주문정보와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까지 아울렀다는 점에서 법에서 허용한 보존 범위를 넘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 지난해 12월 17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전에 쿠팡을 탈퇴한 회원들의 정보까지 유출됐다고 지적하며 “쿠팡의 방침에 따르면 개인정보는 탈퇴 시 90일간 보관 후 폐기한다”며 “탈퇴 회원 정보를 왜 계속 보유하고 있었느냐”고 따졌다. 이어 “쿠팡이 고객들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몰래 쌓아두고 있다는 얘기고, 명백한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은 “구매 이력이 있으면 (전자상거래법 제6조에 따라) 5년간 보관해야 한다”며 법적 문제는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당시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역시 “탈퇴 회원의 정보 유출 관련 건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쿠팡은 앞서 약 3000개의 정보와 2609개의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유출됐다고 ‘셀프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수사 당국은 해당 수치와 범위에 대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유출 규모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국회 국정조사까지 예고되면서 법적 책임을 본격적으로 따지는 국면으로 번졌다. 지난달 31일 민주당은 쿠팡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국민의힘은 이날 쿠팡을 포함한 통신사 해킹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냈다.
이와 관련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 방패로 내세운 전자상거래법 제6조는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개인정보 유출에 책임이 있는 쿠팡이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필요 이상의 정보를 수집, 보관한 부분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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