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해외 출장 시 숙박비 상한 250달러를 지키지 않고 1박 당 200만 원 이상의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숙박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중앙회장과 간부들이 별다른 제한 없이 한 해 13억 원에 가까운 ‘직상금’을 집행하고, 성비위 등 직원들의 비위 행위에 응당한 처분을 내리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농협과 관련한 비위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26명의 인력을 투입해 특별 감사를 실시했다. 농식품부가 운영한 농협 관련 익명제보센터에는 총 651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확인서를 징구하는 등 절차를 밟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감사 결과 다방면의 비위 행위가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우선 임직원의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 지급 의혹, 농협재단의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되는 2건에 대해서는 이달 5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임직원과 관련한 징계도 온정적이거나 형식적으로만 이뤄진 사실이 밝혀졌다. 농협중앙회는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있는 사안이 6건이나 있었지만 고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거나 고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조합장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린 27건 가운데 최소 6건은 성희롱, 업무상 배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성 비위에 대해서 징계나 고발이 미처 안 된 부분들은 시정조치를 해서 다시 그 절차를 밟도록 시정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금과 경비 집행도 방만했다. 농협중앙회장은 해외 출장 1박 숙박비 상한선 250달러를 적용받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실비를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 상한을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86만 원까지 초과 집행해 공금을 낭비한 사태가 확인됐다. 하승수 변호사는 “5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례였고,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숙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와 농민신문사 두 곳으로부터 연봉을 받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호동 회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연간 3억 9000만 원의 실비와 수당을 받으며, 동시에 농민신문사에서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금을 수령한다. 농식품부는 “회장 연봉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해 추가 감사 사항에 포함 됐다”고 밝혔다.
중앙회가 신임이사에게 태블릿 PC를 포상비로 구입해 개인 소유로 등록하는 관행, 퇴임 시 전별금·여행상품권·순금 기념품을 별도 지급하고 있는 관행도 적발됐다. 또 중앙회장과 임원들에게 한 해 총 1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직상금’ 명목으로 제공돼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장에게 220만 원 상당의 휴대폰을 지급했다. 당시 이같은 기념품 지급에 총 23억 4600만 원 가량이 소요됐다. 하 변호사는 “대의원대회때마다 기념품을 제공해왔는데 통상 3억 원 내외 예산이 소요되다 2022년에만 기념품비로 23억 원을 사용했다”며 “경위를 추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번 브리핑은 특별감사 중간 브리핑”이라며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추가 감사와 회원조합에 대한 현장 특정 감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강도높게 추진하기 위해 범정부 합동감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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