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초당적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방산 기업인 RTX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TX의 사업 구조는 세 개의 핵심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항공기 엔진의 설계·제조·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프랫앤휘트니'가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공 전자 시스템과 구조물 등 첨단 항공 시스템을 개발하는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33%, 미사일과 통합 방어 시스템을 담당하는 '레이시온' 부문이 31%를 차지하고 있다.
방위와 민항을 동시에 포괄하는 포트폴리오가 구조적 강점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각국의 국방 예산 지출 확대와 맞물린 수주 환경 역시 긍정적이다. RTX는 미국 국방부로부터 F-35 전투기 전 기종에 탑재되는 핵심 엔진 F135의 18차 생산 물량을 제작하는 28억 달러 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미사일 방어와 방공 체계 강화를 위한 예산 편성 확대 역시 중장기 수주 환경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의 방산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은 마진이 높아 제품 믹스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 3분기 RTX의 해외 수주 비중은 44%에 달했으며, 수주잔고 상위 3개 프로그램은 모두 해외 사업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 부문의 안정적인 수주 구조가 실적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상업용 항공 부문에서도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여객 수요(RPK)는 최대 6.5%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기 퇴역 속도는 오히려 둔화했다. 이에 따라 신규 항공기 생산과 기존 항공기의 유지·보수·정비(MRO)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RTX는 최근 일본 항공과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2035년까지 보잉 787 와이드바디 항공기 50대 이상과 향후 인도될 항공기에 대해 포괄적인 MRO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공급망 제약과 관세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며, RTX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7배로 과거 5개년 평균(19배)을 웃돌아 밸류에이션 부담은 다소 높아진 상태다. 다만 견조한 방위 수요와 상업용 애프터마켓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RTX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선제적인 공급망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마진 모두 개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침공 등을 계기로 재무장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상황에서 RTX는 37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여기에 더해 1.63이라는 강력한 수주 대비 매출 비율(BB율)까지 고려했을 때 실적 가시성은 명확히 확보된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과 항공우주라는 두 축을 동시에 보유한 RTX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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