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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자금조달 800억에 그쳐…'비상 경영' 돌입 [시그널]

CPS·영구CB로 800억 조달

유안타증권이 150억 선인수

올해 CB 풋옵션 약 2000억

루닛, 전사 차원 비용 절감도

서범석(오른쪽) 루닛 대표가 지난해 경북 경주엑스포공원에 마련된 APEC 경제전시장 ‘K비즈니스 스퀘어’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암 검진 인공지능(AI) ‘루닛 인사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자금조달이 800억 원 선에서 마무리됐다. 당초 2000억 원 이상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예상보다 적게 모이면서 전사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나서는 ‘비상 경영’에 돌입하기로 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400억 원은 영구전환사채(CB)로 나머지 400억 원은 전환우선주(CPS)로 발행하는 구조로 총 8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확정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CPS와 영구 CB를 포함해 총 400억 원을 투자하며 CB 중 150억 원은 유안타증권이 인수 후 벤처캐피탈(VC)을 대상으로 셀다운(재매각) 하기로 했다.

영구 CB의 발행 조건은 표면 이자율 4.3%, 만기 30년이다. 30년 만기 시 보장 수익률은 5%다. 스텝업은 5년 후 4%이며 이후 매년 2%포인트씩 커진다. 스텝업이란 영구CB의 이자율이 일정 기간 이후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초기에는 낮은 이자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이후 발행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발행사의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이는 측면도 있다.

루닛은 2024년 5월 총 1700억 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는데 올해 상반기부터 풋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한다. CB 발행 당시 만기는 5년이지만 당시 투자자들의 펀드 만기가 통상 3년인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풋옵션 행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8%라는 이자율을 고려하면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만 약 2000억 원을 넘어선다.



IB 업계에서는 풋옵션을 고려하면 이번 루닛의 자금 조달은 적은 규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루닛은 풋옵션을 대비한 자금과 사업 운영 자금 등을 포함해 총 20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 바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화와 흑자 전환 시기 등을 고려해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체 인력의 15%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루닛은 추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루닛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회사 차원에서 구조조정, 채용 조정, 연구개발 투자 재점검 등 여러 방면에서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2026년 복지 예산에 대한 축소가 있다”고 공지했다.

루닛은 △회의비·회식비 기존 대비 50% 축소 △국내외 출장은 필요한 목적 위주로 최소화 △실제 야근 시에 한해 저녁 식대 지급 △정해진 일비 한도 내에서 출장 일비 지급 △복지 관련 일부 항목에 대한 예산 축소 등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닛은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과 안정적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루닛은 2024년 법차손 요건 유예 기간이 만료됐다. 루닛은 연결기준 2024년 매출 542억 원과 67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50.5%로 관리 종목 지정 기준선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적자가 이어질 경우 관리 종목 지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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