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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AI·SDV 전환기, 현대차그룹에 더 큰 성장 기회"

체질 개선·민첩한 의사결정·생태계 협력 강조

"AI 역량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 생존 담보 어려워"

포티투닷과 SDV 협업 유지…프로젝트 계속 추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기를 맞아 고객 중심의 체질 개선과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내재화로 로보틱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장하며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5일 정의선 회장·장재훈 담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000270)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온라인 신년회를 개최했다. 올해 신년회는 사전 녹화된 영상을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 회장은 올해 핵심 과제로 △고객 관점의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체질 개선 △명확한 상황 인식과 민첩한 의사결정 △공급 생태계 동반자에 대한 지원 확대 △과감한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장 △산업과 제품의 새로운 기준 선도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여건이 어려워지고 경쟁은 치열해질 떄 우리를 지켜줄 가장 큰 버팀목은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는 체질 개선”이라며 “제품과 품질이 고객 앞에 떳떳한 지 스스로 돌아보고 개선해나간다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명확한 상황 인식’과 ‘민첩한 의사 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 회장은 “리더들은 숫자와 자료만 보는데 머물지 말고 모니터 앞을 벗어나 현장을 방문하고 사람을 통해 상황의 본질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일이 정말 고객과 회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다시 질문해야 한다”며 “그 질문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방식을 바꾸고 틀을 깨며 일할 때 비로소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글로벌 제조업은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과감한 협력을 생태계를 확장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동차 시장만 보더라도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 AI 능력에 의해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됐지만 냉정하게 보면 글로벌 선도 기업들에 비해 우리가 확보한 역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물리적 제품 설계와 제조에서 손꼽히는 역량을 갖춘 만큼 다양한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넓힌다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AI 분야 경쟁력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 회장은 ‘AI 기술 내재화’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AI 기술은 단순 완성차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조 공정의 효율화,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신사업 확장에 있어서 핵심인 만큼 조직 전략에 최적화된 AI 기술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그는 “AI는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이자 과거 성공 방적식을 무력화시키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 기술”이라며 “이 변화의 파도 속에서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로봇과 같은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의 가치는 희소성을 더해갈 것”이라며 “다가올 미래에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유일한 길은 AI를 조직 내부의 생명력으로 받아들이고 체화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성 김 현대차그룹 사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담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혜인 현대차그룹 부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5일 열린 2026년 그룹 신년회에서 올해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내재화의 일환으로 로봇 데이터 수집·성능 검증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실제 공장과 거의 동일한 조건을 갖춘 시설에서 축적된 현장 데이터를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 기술과 결합해 피지컬 AI 개발 속도를 높여나간다. 성능 검증을 완료한 제품은 외부에 출시하며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은 그룹 내부와 외부 현장에서 실제 사용 데이터를 쌓으며 성능과 안전성, 비용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제조 현장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인 SDV 사업도 올해 차질 없이 추진한다. 자율주행·SDV 기술 개발을 담당해온 포티투닷과의 협업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SDV 기술을 적용하는 주요 프로젝트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의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장 담당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은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일”이라며 “이 목표는 타협할 수 없고 변함없는 방향이며 그룹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 SDV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SDV, AI, 미래 모빌리티 등 산업의 변화가 큰 만큼 우리에게는 더 큰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각 사 CEO들도 사업 전략을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시장 경쟁력·브랜드 신뢰도·품질 등 현대차 고유의 강점들을 바탕으로 주요 모델 출시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을 추진하고 유럽·신흥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6% 넘는 판매 성장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전기 목적기반차(PBV)인 PV5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텔루라이드·셀토스 등 볼륨 신차 모델의 출시를 확대해나간다. 또 성장성 높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 신규 판매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송 사장은 “과감한 도전을 통해 위기 상황을 지속성장의 모멘텀으로 활용하고 신규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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