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 여파로 국내 식품주가 지난 한 해 동안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식품 소비 감소에 비만 치료제 확산까지 겹치며 전통적인 내수 식품주의 투자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코스피 음식료·담배 지수 상승률은 20.7%에 그치며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수 부진은 주요 식품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농심(004370)은 지난해 15.6% 상승에 그쳤고 롯데웰푸드(280360)는 2.7% 오르는 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오뚜기(007310)와 빙그레(005180) 주가는 각각 2.7%, 8.5%를 하락했으며 CJ제일제당(097950)은 -18.6%로 낙폭이 가장 컸다. 하이트진로(000080) 역시 주류 소비 감소 영향으로 연간 주가가 5.5% 하락했다. 삼양식품(003230) 주가가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연간 60.9% 상승했고 KT&G(033780)가 주주 환원 확대 효과로 30% 넘게 올랐지만 업종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내 식품 업종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중장기 소비 구조에 대한 인식 변화가 꼽힌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국민 1인당 음식 섭취량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비만 치료제 확산이 식욕 억제와 식습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열량 식품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실제 소비 지표 변화에 앞서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투자 자금은 식품주에서 비만 치료제 관련 종목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한미약품(128940) 주가가 연간 61.1% 상승한 데 이어 케어젠(214370)과 펩트론(087010)은 15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는 비만약(경구용 비만약)’을 개발 중인 일동제약(249420)은 연간 227.1% 올랐으며 디앤디파마텍(347850)과 올릭스(226950)는 각각 654%, 629% 급등하며 대표 수혜주로 떠올랐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 비만 치료제 확산과 식품 소비 간의 상관관계를 입증할 만한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아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 수요 증가와 식품 업종 주가 부진이 일정 부분 연관돼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식료 시장이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며 비효율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와 수출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클라우드와 크러시 등 생맥주 제품 2종의 생산 중단을 예고한 롯데칠성은 해외 자회사 실적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며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주가가 16.3% 급등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noug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