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중국 항저우 빈장구 교차로. 경찰 복장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1.8m 키의 로봇은 능숙하게 차량 흐름을 파악하고 음성으로 교통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로봇을 향해 손을 흔들며 웃었다.
2024년 ‘휴머노이드 원년’을 선언한 중국에서는 1년여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수백 대씩 공장에 투입돼 작업 데이터를 쌓고 급기야 일상의 한복판까지 스며들어 ‘로봇 굴기’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로봇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선봉에 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최근 로봇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접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로봇 산업과 관련해 정부 지원과 무역 규제 등을 담은 행정명령 발령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반도체, 인공지능(AI)의 결정체인 로봇으로 확대하는 셈이다.
잠재 시장 규모가 8경 원에 달하는 휴머노이드는 AI를 현실에서 구현해 삶의 파트너이자 산업 생산을 치솟게 할 최종병기로 여겨진다. 피지컬AI로 진화한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에 따라 제조업 경쟁력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 강국인 한국도 휴머노이드에서 미중 이상의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1위 산업용 로봇 밀도(1만 명당 1012대)를 자랑하고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기술에서 최고 수준이다. 또 독자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국과 달리 동맹인 미국과 휴머노이드 공급망에서 협력할 수 있는 모멘텀도 큰 편이다.
올해가 휴머노이드 확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자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휴머노이드 대량생산을 준비 중이며 메모리반도체 최강인 삼성전자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LG전자 역시 가전제품처럼 쓸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조만간 선보인다. 휴머노이드 부품 개발 역량이 뛰어난 기계·전자·자동차 업체들도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원에 나서면 한국이 휴머노이드 시대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은 “중국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산업을 키우고 있는 만큼 로봇 산업 지원과 규제 해소를 위한 컨트롤타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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