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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총 73% 뛸 때 5대 그룹 97% '껑충'…올핸 더 쏠리나

◆증시 주도하는 반도체·조방원

작년 5대그룹 2185조…2배 늘어

삼성·SK 각각 95%·197% 급증

증권가 "경기 둔화·고환율 지속땐

수출주 중심으로 장세 이어질 것"

클립아트 코리아




지난해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그룹으로의 쏠림 현상은 한층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상승의 과실이 시장 전반으로 고르게 확산하기보다는 반도체와 조선·방산 등 일부 주도 업종과 대형 그룹에 집중된 영향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SK·현대차·LG·HD현대 등 5대 그룹(우선주 포함) 합산 시가총액은 약 2185조 원이다. 이는 2024년 말 1109조 원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 증가율은 73%에 그쳤다. 상위 그룹의 성장 속도가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전체 시가총액에서 5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48.2%에서 54.8%로 6%포인트 이상 늘었다.



그룹별로 보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를 입은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2024년 말 대비 95% 증가해 1059조 원을 기록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연간 125% 급등한 데 이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028260) 주가도 108% 오르며 시가총액 확대를 이끌었다. SK그룹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장주로 평가받는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270% 넘게 급등했으며 지주사 격인 SK스퀘어(402340) 주가도 364% 상승해 그룹 시가총액 증가율이 200%에 육박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간 반도체 업종 지수는 159%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75.6%를 83.4%포인트 웃돌았다”며 “반도체 업종을 제외할 경우 코스피 상승률은 75.6%에서 46.3%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5위 HD현대그룹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한미 조선 협력 기대 속에 조선 계열 주가가 상승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전선 계열 주가가 급등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2024년 말 76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41조 7000억 원으로 84%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자동차 판매 확대와 원화 약세에 따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가총액 증가율이 50%를 웃돌았다. 반면 LG그룹은 배터리와 화학 계열 주가 부진 영향으로 시가총액 증가율이 17%에 그치며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범위를 10대 그룹으로 넓히면 산업 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하다. 두산그룹은 반도체 장비와 원전 산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시가총액이 204.3%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순위도 10위권 밖에서 7위로 급등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고조 속 방산 수요 확대 수혜를 입은 한화그룹 역시 시가총액이 2024년 말 대비 180.9% 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바이오 계열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그룹은 시가총액 증가율이 3.0%에 그치며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부진했고 시가총액 순위도 5위에서 10위로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쏠림 구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와 조선·방산·원전 등 기존 주도 업종이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수급이 다시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환율 기조와 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적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내수 중심 기업과 글로벌 수출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더 확대되며 자금 쏠림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주도주의 고점 부담이 커질수록 수급이 점진적으로 분산되며 그동안 소외됐던 저평가 종목들이 반등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초에는 극심한 저평가 국면에 놓인 종목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치주를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1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저평가 매수 후보로는 현대제철(004020)·넷마블·OCI홀딩스(010060)·롯데쇼핑(023530)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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