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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연준 비투표 4명도 "동결", 산타랠리 잡는 금리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07>

몇몇 연준 인사 "12월 금리동결 지지할 수도 있었다"

비투표권자도 7명 중 4명이 인하에 반대…내분 극심

美GDP는 금융지원, 규제완화로 2028년까지 고성장

내년도 약달러, 소비 양극화…AI가 인플레 억제 가능

시장은 1월 추가 완화 기대 접어…'산타랠리'는 실종

지난 2023년 흑인 최초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된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그는 연준 내 공식적인 2인자로 평가받는다. AFP연합뉴스




이달 9~10일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을 갖지 않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7명 가운데 4명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시장 둔화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을 연준의 목표치(2%)로 내리는 게 당장 더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내년 1월 27~28일 FOMC 회의부터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지역 연은 총재 4명이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새해 초부터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힘을 받는 가운데 뉴욕 증시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와 크게 멀어졌다.

연준 인사들 “12월 금리 동결 지지할 수도 있었다”…비투표권자 7명 중 4명이 인하 반대


30일(현지 시간) 미국 연준이 공개한 이달 9∼10일 FOMC 회의 의사록 표지. 자료 제공=미 연준


30일(현지 시간) 연준이 공개한 이달 9∼10일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가운데 일부는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찬성하면서도 “동결을 지지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가 끝까지 동결 입장을 낸 점을 감안하면 찬성파 9명 가운데 3명만 마음을 돌렸어도 금리를 내리지 못했을 수 있는 셈이다. 이들과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연준 이사로 임명한 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9·10월에 이어 또 다시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합의제로 운영되는 FOMC에서 3명이나 반대 의견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0.25%포인트를 더 내리기로 결정했다.

회의록은 “금리 인하를 선호한 이들은 고용 하방 위험은 최근 몇 달간 증가했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은 올 들어 감소했거나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이유로 연준의 결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금리 동결을 선호한 이들은 FOMC가 올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못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동결을 선호한 참가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적시에 2%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소수의 참가자들은 10월 회의 이후 들어온 데이터가 노동시장의 심각한 약화를 시사하지 않았기에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또 “금리 동결을 선호하거나 지지한 일부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회의까지 들어올 고용·인플레이션 관련 자료가 금리 인하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한 최대 위협 요소가 무엇인지를 두고 고용 부진과 높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분열 양상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나아가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참석자를 포함한 6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에 명백히 반대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실제로 금리 동결에 투표권을 행사한 슈미드 총재와 굴즈비 총재도 포함됐다.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지역 연은 총재 7명 가운데 무려 4명이 금리 인하에 명백한 반대 의견을 냈다는 얘기였다.

FOMC는 제롬 파월 의장, 필립 제퍼슨 부의장, 미셸 보먼 부의장(금융감독 담당), 마이클 바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리사 쿡 이사,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이사 7명에 지역 연은 총재 12명을 합쳐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투표권은 연준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5명이 행사한다. 연은 총재 가운데서는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만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나머지 네 자리는 연은 총재 11명이 매년 1년씩 돌아가면서 차지한다. 올해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굴즈비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가 투표권을 행사했다. 내년 1월부터는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가 그 바톤을 이어받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내년 2월 퇴임 예정),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비투표권자로 남는다.

미국 GDP는 금융지원, 재정확대, 규제완화로 2028년까지 더 빠르게 성장…내년에도 완만한 약달러 예상




회의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준은 10월 28~29일 FOMC 회의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봤다. 인플레이션 보상(채권 투자자들이 미래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 수준)은 투자자들이 에너지 가격 하락과 관세 영향을 재평가한 여파로 단기물에서 하락했다고 짚었다.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 보상 지표와 달리 설문조사 등을 기반으로 한 인플레이션 기대 지표는 10월 회의 이후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주가지수의 경우는 변동성은 커졌으나 결과적으로 큰 등락은 없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의 인공지능(AI) 관련 장비·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이 올 들어 늘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부채 비중도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외부 전문가들은 내년 완만한 달러화 절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본시장은 지급준비금의 충분한(ample) 감소로 지속적인 긴축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국채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는 대규모 국채 발행과 가용 유동성 감소로 10월 FOMC 회의 이후 비교적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또 지급준비금 감소와 최근 자본시장 흐름을 고려해 이달부터 준비금 관리 매입(RMP)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 연준은 12월 FOMC 회의 직후 별도 성명을 통해 이달 12일부터 매달 약 400억 달러의 단기 국채 매입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연준은 이달 1일부터 3년 6개월간 이어진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도 종료한 바 있다.

연준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 1~3분기 평균적으로 완만하게 증가했고, 지난해보다는 상승률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미국의 실질 GDP가 금융시장의 지원과 재정 확대, 규제 완화, 예상 잠재 성장률 상승 추세를 반영해 2028년까지 전반적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연준은 이달 FOMC 회의에서 미국의 내년 GDP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1.8%에서 2.3%로 대폭 올린 바 있다.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내년에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기적으로 경제 활동이 잠재 성장률에 육박할 정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수의 위원은 AI 사용 증가를 반영한 기술 진보, 생산성 향상이 물가 압력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신 AI 도입 확대가 일자리 창출은 억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관세에도 AI로 물가 안 높이고 경제 성장은 가능, 일자리는 제한…소비 양극화에는 공감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미국의 기준금리를 대폭 내려줄 연준 의장을 새로 지명할 예정이다. 새 연준 의장은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내년 5월 취임한다. AP연합뉴스


연준은 개인소비지출(PCE)과 민간 고정 투자를 포함한 올 1~3분기 실질 민간 국내 최종 구매의 증가율이 GDP보다 더 컸다고 소개했다. 연준은 민간 국내 최종 구매가 GDP보다 기저 경제의 모멘텀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라며 그 증가율이 지난해보다는 둔화됐다고 풀이했다. 연준은 아울러 10월 1일~11월 12일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올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약 1%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년 1분기에는 이에 따른 기저 효과로 생산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고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세가 9월까지 둔화됐다고 봤다. 이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구인·해고율, 가계·기업 인식 조사 등을 토대로 9월 이후에도 노동시장 여건이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비자 물가는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근원 PCE 물가지수에서 서비스 부문 가격은 하락하고 상품 물가는 상승한 것은 관세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회의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점진적으로 연준 목표치인 2%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참가자들은 관세가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봤으나, 일부는 최종 상품 가격에 어느 정도 전가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반박했다. 몇몇 참가자는 수요 약화로 기업들의 가격 인상 능력이 제한되거나, 생산성 향상으로 비용 압박 관리 능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에 대해서도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많은 참가자들은 총 소비 지출이 견조하다고 봤지만, 여러 참가자들은 둔화 조짐을 우려했다. 위원들 대다수는 고소득 가구의 지출은 더 강하게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는 가격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신용 시장에서 기업·가계·지방자치단체의 여건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고 봤다. 올 9~10월 금융시장에 확산했던 신용대출 부실 우려에 대해서도 그 이후 이어지는 악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낙관했다. 위원 두어 명은 주택 담보대출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멕시코와 일본의 실질 GDP는 위축됐고, 유럽은 활기 없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시아의 신흥 국가들의 경제는 첨단 기술 제품에 대한 대외 수요 확대와 중국 기업들의 미국 외 시장 수출 증대에 힘입어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각국 중앙은행 목표치 근처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관련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2% 물가 목표 의지 보여야” 시장은 1월 금리 동결 기정사실화…뉴욕 증시 ‘산타 랠리’도 실종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예상하는 내년 1월 미국 기준금리 확률. 자료 제공=시카고상품거래소(CME)


결론적으로 연준 내부 인사들은 고용 악화, 불확실한 물가 경로, 소비 양극화, 견조한 경제 성장 등 경기 지표에 대한 해석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 무엇이 미국 경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가에 대해서만 이견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연준이 12월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또 내린 것은 노동시장 악화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한 영향도 있었다.

다만 이번 회의록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연준이 내년 1월 FOMC에서 금리를 또 내릴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절반에 육박하는 FOMC 참가자들이 12월에도 이미 금리 인하에 반대 의견을 냈거나, 찬성에 포기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준이 지나치게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면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약해졌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1월에 새로 투표권자로 합류하는 연은 총재들의 성향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는 대체로 거리가 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추정하는 내년 1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9일 16.6%에서 30일 14.9%로 더 내려갔다. 반대로 금리 동결 확률은 83.4%에서 85.1%로 올라갔다. 시장이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일찌감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뉴욕 증시에서도 올 연말 산타 랠리도 실종됐다. 크리스마스에 하루 쉰 뒤 재개된 26일 장부터 뉴욕 증시의 대표 지수들이 벌써 3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다. 30일 뉴욕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4%, 나스닥종합지수는 0.24%씩 떨어졌다. 월가에서 연말연초 시장에 대한 기대보다 차익실현 기회를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거래일은 이제 31일 하루만 남았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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