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내년 초 차세대 프리미엄 TV의 전장이 될 적·녹·청(RGB) 발광다이오드(LED) TV에서 정면 격돌한다. 국내 기업들은 축적해온 기술력을 무기로 중국이 먼저 뛰어든 RGB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탈환해 중국 업체들과 좁혀진 시장점유율 격차를 다시 늘린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 따르면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26’에서 나란히 RGB TV 신제품을 선보인다. RGB TV는 백라이트를 적·녹·청으로 분리 제어해 색 재현력과 밝기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백색 LED를 광원으로 한 TV에서 한발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함께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내 기업들이 OLED TV에 집중해온 사이 중국은 LED TV에서 기술력을 고도화해왔다. RGB TV 역시 중국 하이센스가 지난해 CES에서 세계 최초로 116인치 제품을 공개했고 이후 100인치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하이센스는 CES 2026에서 에너지 효율과 색 표현력을 높인 RGB LED 신기술을 공개한다. 중국 TCL 역시 올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163형 RGB TV를 전시했으며 CES 2026에서 화질과 전력 효율을 높인 신제품을 선보인다.
OLED에 집중해온 한국 기업들도 RGB TV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9월 첫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했는데 CES 2026에서는 55·65·75·85·100형 등으로 확대한 라인업을 공개한다. LG전자(066570)도 CES 2026에서 첫 마이크로 RGB TV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공개한다. 마이크로 RGB는 중국 제조사의 미니 RGB 기술 대비 LED 소자가 더 미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문턱은 높다.
내년 CES가 RGB TV 제품의 각축장이 된 건 TV 시장에서 신규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제품군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29%로 1위를 지켰지만 중국의 TCL(14.3%)과 하이센스(12.4%)가 무서운 성장세로 뒤를 쫓으며 2·3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10.6%로 4위였다. 중국 TV 회사의 경쟁력이 프리미엄 LCD TV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면 추격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와 함께 RGB TV가 프리미엄 시장의 한 축으로 떠올라 이번 CES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향후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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