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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위 발표만 남았는데, 전공의들 "의대정원 추계 부실…尹정부 재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부실 데이터·정책적 비얀에 기반한 일방적 결정"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을 찾아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를 비롯한 환자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7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결정의 핵심 근거로 쓰일 '미래 부족 의사 수' 발표를 앞둔 30일 전공의 단체가 "부실한 추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부실한 데이터와 정책적 비약에 기반한 일방적 의대 정원 결정은 전 정부의 과오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료 공급자·수요자·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최종 추계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제12차 회의를 진행 중이다. 추계위는 지난 8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5개월간 11차례 회의를 거쳐 수요 추계 모형을 전체 의료이용량 기반 시계열 분석(ARIMA)과 1인당 의료이용량 기반 조성법 모형 2가지로 좁혔다. 2040년 의사 공급은 13만3000명 가량, 수요는 변수에 따라 14만2000~16만9000명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그러나 당초 마지막으로 예정됐던 11차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진 못해 발표를 미뤘다. 추계위의 지난 회의록들에 따르면 2040년 부족 의사 규모는 모형과 시나리오에 따라 1만∼3만6000명으로 차이가 컸다. 중장기 의사 부족 숫자와 의대 증원 규모 역시 단일안이 아닌, 최소에서 최대 범위로 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전협은 “추계위는 의료 현장의 업무량과 실질 근무일수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근무일수 가정을 소폭 조정하는 것만으로 수만 명의 수급 전망이 부족에서 과잉으로 뒤바뀌는 결과는 현재 모델이 얼마나 취약한 가설에 의존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I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은 의사 1인당 진료 역량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실질적 공급 확대 요인”이라며 “그럼에도 기술적 진보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배제하거나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은 특정 목적을 위해 미래 공급 역량을 의도적으로 저평가한 통계적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공급량 추계의 핵심 지표인 FTE(Full-Time Equivalent) 산출을 위한 기초 자료조차 관계기관 협조 지연으로 확보하지 못한 채, 실측 데이터가 아닌 간접 추정에 의존하는 방식은 학문적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대전협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서비스 제공 구조의 변화가 불러올 대규모 수요 감소 가능성을 논의에서 소외시키는 행태 역시 심각한 문제”라며 “혁신적 수요 관리와 시스템 개편 효과를 부차적 요소로 치부하며, 증원이란 결론에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도구적 논의는 정책적 정당성을 결코 확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산술적 추계치가 제시하는 미래 전망과 인력 양성 규모 결정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인력 양성은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 교육 인프라의 가용성과 수련 현장의 수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전문적 영역임에도 추계위 논의 전 과정에서 늘어난 인원을 제대로 교육할 교수진 확보나 수련환경 구축에 관한 실질적 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한 24학번과 25학번의 통합 문제는 해당 학년 인원이 최대 4배까지 늘어나는 재앙을 불러왔고, 이들의 교육 환경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적 교육 역량의 한계를 무시한 증원은 부실 교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학의 허울을 빌린 부실한 추계 결과를 내세워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현실을 왜곡한 채 학문적 타당성을 상실한 추계는 이전 정부의 일방적 정책 결정과 다르지 않으며, 수용할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못박았다. 이어 “정부는 불확실한 미래 인력 배출에 매몰될 게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보상 체계의 근본적 개선 등 본질적 해법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장의 가치가 존중받는 보건의료정책의 수립을 위해 전향적 태도 변화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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