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76개의 평균 수익률이 85%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53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국내 증시가 올해 역대급 랠리를 펼친 것과 더불어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으로 공모가가 현실화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신규 상장 종목(리츠·스팩합병 제외) 76개를 분석한 결과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85.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7개 종목은 45.8%, 코스닥에 입성한 69곳은 88.8%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상장 이후 이날까지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53개였다. 이는 전체의 69.7% 수준으로 올해 증시에 입성한 10개 종목 가운데 7곳이 상승세를 유지한 셈이다. 올해 마지막 새내기주인 세미파이브는 공모가(2만 4000원)보다 15.2% 오른 2만 7650원으로 상장 첫날을 마무리했다.
가장 폭발적으로 주가가 뛴 종목은 올해 7월 상장한 프로티나(468530)로 이날 공모가(1만 4000원)보다 698.6% 오른 11만 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 알지노믹스(476830)(620%), 로킷헬스케어(376900)(514.5%), 오름테라퓨틱(475830)(471%), 에임드바이오(0009K0)(462.7%)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특히 알지노믹스는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을 달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했다. 에임드바이오 역시 따따블과 상한가에 연속 도달했다.
반면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은 올해 2월 증시에 입성한 아이지넷(462980)으로 이날 공모가(7000원) 대비 71.1% 떨어진 2025원에 장을 마쳤다. 데이원컴퍼니(373160)와 동국생명과학(303810)도 각각 60.5%, 59.2% 하락했으며 더즌(462860)·미트박스(475460)글로벌·대진첨단소재(393970) 등 총 6개 종목이 공모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공모주가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공모가 현실화가 꼽힌다. 올해 금융 당국은 IPO 제도 개선을 통한 기관투자가의 중장기 투자 확대를 유도해 수요예측 과열 완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기관 의무 보유 확약 확대 △수요예측 참여 자격 및 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책임 강화 등을 추진했다. 특히 공모주 배정 물량의 30%(내년부터 40%) 이상에 대해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점이 가장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 결과 76개 종목 가운데 희망 밴드(범위) 상단을 초과한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50개 이상 종목이 상단 초과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66개였으며 하단은 3곳, 하단 미만은 7곳이었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000대1을 돌파한 기업 수도 지난해 25개에서 올해 36곳으로 늘어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요예측에서 상단 초과 없이 발행사의 기업가치에 맞는 범위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서 긍정적인 주가 흐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고 코스닥도 900선을 넘는 등 시장이 활성화된 점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세미파이브를 마지막으로 올해를 마무리한 공모주 시장은 내년 1월 12일 덕양에너젠의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재개된다. 내년 초 에식스솔루션즈·케이뱅크·리벨리온 등 IPO 대어들의 등장이 예고된 가운데 HD현대로보틱스와 구다이글로벌의 주관사단 선정도 예정돼 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공모주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at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