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연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비싼 외식 대신 집에서 연말을 즐기려는 ‘홈파티’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델리 상품, 집꾸미기 장식 등 관련 용품의 사전예약 판매 및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크리스마스와 관련해서는 지갑을 여는 ‘선택적 소비’가 뚜렷한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는 올해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슈퍼 얼리버드’ 사전예약 이벤트를 첫 도입하고 크리스마스 홀케이크 6종을 판매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 뛰었다. 배스킨라빈스도 ‘홀리데이 판타지(Holiday Fantasy)’를 테마로 크리스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18종을 선보이고 11월 19일부터 12월 16일까지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기간 매출은 197% 증가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른 시점부터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 전략이 연말 지출을 미리 계획하려는 소비 심리와 맞물리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완판 사례도 이어졌다. 스타벅스는 올해 사전예약으로 선보인 홀케이크 전 품목이 조기 완판됐다.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는 올해 2차례에 걸쳐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베리 피스타치오 트리’ 케이크의 경우 1·2차 모두 조기 품절됐다.
1~2인용 미니 케이크 인기도 두드러졌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브랜드 프랑제리는 올해 11월 1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1~2인용 딸기 생크림 케이크 ‘윈터베리 화이트 가든’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최근 소규모 홈파티나 커플, 1인 소비가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2만 원대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케이크가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홈파티 수요 확대는 집꾸미기 용품과 마트 델리 상품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장식 및 소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실내에 향기를 더해주는 ‘아로마’ 매출도 11% 성장했다. 간편하게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소비가 움직인 것이다. 딸기와 초밥류 등 조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 수요도 각각 13%, 21% 늘었다.
롯데마트는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창사 이래 최초로 이달 4일부터 15일까지 델리 상품 사전예약을 진행했다.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해 폭립·훈제 삼겹·치킨 등을 한데 담은 ‘BBQ 플래터’와 김밥·닭강정·튀김·또띠아로 구성된 ‘온가족 모둠 도시락’ 등을 판매했다. 그 결과 사전예약 기간 동안 BBQ 플래터를 포함한 홈파티용 델리 상품 주문 건수는 1000건을 돌파했고 이달 델리 상품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퀸즈의 메뉴를 HMR로 재구성해 판매 중인 ‘델리바이애슐리’도 연말 홈파티 시즌을 겨냥해 통닭, 양장피, 치킨텐더샐러드, 탕수육 등을 5990원에 출시했다. 통닭은 이달에만 2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치킨텐더샐러드와 탕수육도 약 1만 개 이상 팔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연말 소비도 ‘모임 중심’에서 ‘상징적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외식이나 여행처럼 비용 부담이 큰 소비는 줄이고 케이크나 시즌 한정 상품처럼 체감 만족도가 높은 품목에만 선택적으로 지출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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