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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칩 선점하고 AI로 제조 혁신…이재용, 미래사업 직접 챙긴다

■이재용, 기흥·화성 사업장 전격 방문

반도체 태동지서 첨단 연구기지로

기흥 'NRD-K' 찾아 미래전략 논의

26개월만에 반도체 현장경영 재개

화성선 AI·제조 자동화 직접 챙겨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반도체 사업 현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전례 없는 반도체 초호황 속에 ‘기술의 삼성’이라는 지위를 되찾고 있는 연구개발(R&D)을 한층 강화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 회장은 슈퍼사이클을 맞은 메모리 부문을 필두로 기술력을 회복한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아울러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혁신적으로 생산 현장에 접목할 기술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용인 기흥캠퍼스를 우선 방문한 것은 상징적이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화성과 평택이 주요 사업장이라면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이제는 차세대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변모한 장소다. 기흥캠퍼스 내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K)’는 삼성이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 9000㎡(3만 3000여 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20조 원을 NRD-K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반까지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다시 1위로 치고 올라가기 위한 분기점에 놓여 있다. 이 회장이 차세대 기술 허브를 방문해 기술 경영 행보를 보인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처음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을 타고 선두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32.6%로 1위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0.6%포인트 차이로 줄였으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앞세워 4분기에는 1위를 되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이미 마이크론을 밀어냈다. 시장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22%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향 5세대 HBM(HBM3E) 납품이 늘고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형반도체(ASIC) 공급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SK하이닉스와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지만 내년에 양산될 6세대 HBM(HBM4) 사업이 성공을 거둔다면 1위 탈환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HBM4는 엔비디아 내부 테스트에서 속도와 발열 등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느리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도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7월 테슬라와 차세대 칩 AI6 양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8월에는 애플의 이미지센서를 최초로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에 이은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AMD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칩을 최선단 공정을 통해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연달아 맺은 빅테크 계약이 실적에 반영되면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의 기술 강조는 내년이야말로 준비된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내년 반도체 산업은 주기적 호황에 AI발 데이터센터 투자, AI 기능이 더해진 스마트 기기 교체 등이 겹치면서 전례 없는 슈퍼사이클을 맞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을 40%가량 높였으며 내년에도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100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 회장과 주요 경영진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태세다. 이날 화성캠퍼스로 이동한 이 회장이 주요 경영진과 함께 HBM, 6세대 D램(D1c) 등 최첨단 반도체 제품 개발 주역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들을 통해 차세대 기술 개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기술 경쟁력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청취했다.

이 회장은 이들에게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통해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강조하며 기술의 삼성 회복을 위해 연구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접 기흥과 화성을 찾은 것은 기술의 근간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내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HBM과 파운드리 등 핵심 분야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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