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5세 이상 어르신 5명 중 1명이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 중 12~15% 정도만 치매로 넘어가게 되죠. 관리만 잘 하면 80% 이상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
양영순(사진) 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조기 개입'이 치매 대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는 우리 뇌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정상 범위에서는 신경세포(뉴런) 간 신호 전달을 돕고, 외부에서 침입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가둬 뇌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 노화, 유전적 이상, 대사 기능 장애 등으로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배출되지 못한 단백질들이 서로 엉겨붙어 올리고머 형태가 되면 독성을 띄고, 신경세포를 공격하고 염증을 일으켜 알츠하이머병이 시작된다. 현재로선 치매가 발병하면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가 불가능하다. 양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해 플라크를 형성하고 본격적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까진 15~20년 정도가 걸린다”며 “기억력과 판단력이 저하되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경도인지장애를 치매 치료의 ‘골든타임’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팀은 최근 은행잎 추출물에서 치매 조기 치료의 가능성을 찾았다. 뇌에 축적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영상화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아밀로이드 PET-CT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은행잎 추출물을 단독 투여하고 오메가-3, 콜린전구체 등 기존 인지보조제 투여군과 12개월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은행잎 추출물 복용 환자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정도를 나타내는 MDS-Oaβ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초기 병리 단계인 ‘올리고머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양 교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올리고머 진행을 늦추고 알츠하이머 전환율을 낮추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경도인지장애 치료 패턴을 증상 개선에서 진행 억제로 바꾸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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