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이달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별도의 안테나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스타링크를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투셀(D2C) 서비스 출시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지상 통신망이 촘촘하게 구축돼 오지가 거의 없고 재난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아,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통신 업계의 판단이다.
2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가 주파수 관할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스타링크 다이렉트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국 스페이스X가 다른 나라처럼 한국에서도 스타링크 다이렉트 서비스를 실시하려면 주파수 대역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국내 통신사와 업무 제휴를 맺어야 한다”면서 “아직 통신사 중 스타링크 다이렉트 파트너십을 맺겠다고 당국에 알린 곳은 없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340~550㎞ 저궤도에 9000기 이상의 위성을 쏘아올려 위성 인터넷 기술을 구현했다. 스타링크는 안테나가 필요한 기업간거래(B2B) 또는 주거용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와 안테나 없이 모바일로 바로 연결되는 B2C 서비스인 스타링크 다이렉트로 나뉜다. 이중 스타링크 다이렉트는 현재 미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으로 출시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통신사 KDDI는 올해 4월 세계 최초로 ‘au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출시했으며 같은 해 7월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에선 T모바일이 최상위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밖에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도 통신이 끊기는 교전 지역을 커버하기 위한 스타링크 서비스가 나왔고 에어텔아프리카는 아프리카 14개국에서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면적이 넓어 오지가 존재하거나 재난 위험으로 통신 마비 가능성이 높은 국가 위주로 해당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도서 지역까지도 통신 인프라가 깔린 데다 재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궤도 위성통신의 현황, 전망 및 정책 이슈’ 보고서에서 “한국은 기존 통신망 커버리지가 충분한 만큼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에서처럼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커버리지 부족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안테나를 구매해 집에서 스타링크에 접속하는 수요도 저조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달 4일부터 가입을 받기 시작한 주거용 요금제는 월 8만7000원, 라이트 요금제는 6만4000원 수준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안테나 등 하드웨어 설치 비용도 55만 원에 달한다. 더구나 다운로드 속도는 130Mbps 안팎으로 국내 5세대(5G)·롱텀에볼루션(LTE)망보다 느리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가 초고속인터넷을 누려온 국내 소비자 입장에선 느리고 비싼 통신 서비스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B2B 영역에서는 스타링크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 5개 항공사는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에 스타링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운선사 팬오션·SK해운이 선박에 스타링크를 탑재하고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의 재난 대응 강화를 위해 스타링크존을 설치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ldmeta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