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내년 노사 관계가 올해보다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에 따라 노사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정년 연장·근로시간 단축 등 노조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1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노사 관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72.9%는 내년 노사 관계가 올해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사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는 답변 비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훨씬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30.5%, ‘다소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42.4%였다.
노사 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한 이유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83.6%)’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조의 요구 다양화(52.7%)’ 답변이 가장 많았다. ‘노동계에 우호적인 입법 증가(34.5%)’ ‘노사 관계 관련 사법적 분쟁 현상 심화(10.9%)’도 뒤를 이었다.
특히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 기업 중 64.2%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기업 대상 투쟁이 늘면서 산업 현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교섭 대상이 확대돼 교섭·분규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본 기업도 58.3%에 달했다. 불법 파견 논란으로 인한 직접 고용 요구 증가, 손해배상책임 제한에 따른 불법행위 증가를 걱정한 기업도 각각 39.7%, 23.8%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 법안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주 4.5일제 시행)’과 ‘법정 정년 연장’이 각각 73.5%, 70.2%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은 ‘근로자 추정 등 근로자 범위 확대(16.6%)’ ‘초기업 교섭 의무화(11.9%)’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셈이다.
임금·복리후생을 제외한 내년 임단협의 주요 쟁점은 ‘정년 연장(49.7%)’ ‘성과급 인상 및 임금성 인정(33.8%)’ 순으로 많은 답변을 얻었다. 이후 ‘인력 충원(26.5%)’ ‘근로시간 단축(23.2%)’ ‘통상임금 범위 확대(21.2%)’ ‘고용 안정(17.9%)’ ‘조합 활동 확대(9.3%)’ 순이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근로시간 등 제도 변화 논의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되며 노사 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비율이 2020년대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내년도 노사 관계는 다양한 이슈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 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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