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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등 뒤에 삼성이”…1%P차 초접전에 ‘600조’ 붓는다 [갭 월드]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26>

3분기 HBM 점유율 22%로 2위 회복

D램 1위 SK와 격차 1%포인트로 좁혀

2027~28년 양산 목표 설비투자 경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되찾고 전체 D램 점유율에서도 1위 SK하이닉스(000660)를 1%포인트 차이로 추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상반기 수율 안정화 문제로 고전했으나 HBM3E(5세대) 공급이 본궤도에 오르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다. 메모리 3사는 당장 점유율 경쟁을 넘어 쏟아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수백 조 원 단위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생산 능력(캐파·CAPA) 확충 전쟁’에 돌입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22%로 집계됐다. 전 분기(15%) 대비 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21%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는 57%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전 분기 64%와 비교하면 지배력이 다소 약화됐다. 삼성전자는 중국향 수출 감소라는 악재를 딛고 3분기부터 8단 및 12단 HBM3E 제품 공급을 본격화하며 시장 내 입지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D램 시장 점유율 추이. 그래픽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HBM 시장 점유율 추이. 그래픽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체 D램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추격세가 매섭다. 3분기 매출 기준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4%로 1위를 지켰고 삼성전자가 33%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양사의 격차는 불과 1%포인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매출 1위에 올랐다. 33년 동안 메모리 1등 자리를 지킨 삼성전자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은 반도체 역사상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구형(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서버 교체 수요에 힘 입어 삼성전자는 2분기 32%에서 3분기 33%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1위 재탈환을 목전에 뒀다. 마이크론은 26%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D램 시장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전 분기 대비 26% 성장했다.

마이크론 28조 원 쏟아부어 추격
2027년 아이다호 팹 가동 조기화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사진제공=마이크론


업계는 당장의 점유율 변동보다 2027~28년을 기점으로 한 3사의 생산 능력 확충 경쟁에 주목한다. 차세대 제품인 HBM4와 AI 가속기 시장이 만개하는 시점이 2027년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1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약 28조 원)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인 138억 달러보다 45% 늘어난 규모다. 마이크론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비 30% 수준인 HBM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마이크론은 투자를 통해 신규 팹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강수를 뒀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팹의 가동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2027년 하반기에서 중반으로 조정해 첫 웨이퍼를 출하한다. 뉴욕주 1공장 역시 내년 초 착공해 2030년 이후 공급을 목표로 한다. 아시아 지역 거점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는 1조 5000억 엔을 투입해 2028년부터 차세대 HBM을 양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로부터 최대 5000억 엔(약 4조 7000억 원)을 지원받아 비용 부담을 낮췄다. 이곳에서는 7세대 제품인 HBM4E 생산이 유력하다. 인도와 싱가포르 패키징 공장 또한 내년부터 본격 가동하며 후공정 역량을 강화한다.



삼성, 평택·SK, 용인에 승부수
HBM4 선점 위한 총력전 돌입


10월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공개된 SK하이닉스 HBM4 실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27~28년 양산 체제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양사는 향후 3년 각각 최소 100조 원 이상을 생산 능력 확충에 쏟아부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4공장(P4)과 5공장(P5)의 공사 일정을 조율하며 최첨단 메모리 생산 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1월 골조공사 착공 소식을 알린 P5를 짓는데만 60조 원이 투입된다. P5는 2028년 가동될 전망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경우 2026년 말 1기 팹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용인 국가산단에는 총 6기 팹이 지어질 예정으로 36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을 내년 상반기 조기 가동해 급증하는 HBM 수요에 대응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1기 팹에만 약 110조 원이 투입된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 원이 투자돼 4개의 팹이 들어선다. 팹 하나의 규모가 기존 청주 M15X 공장의 6배 수준이다. M15X 공장 24개가 들어서는 셈인 용인 클러스터가 모두 가동되는 2050년이 되면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HBM4 시장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메모리 업계는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되는 2027~28년까지 ‘공급 부족(메모리 쇼티지)’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모델의 고도화로 HBM 탑재량이 매년 2배 이상 늘어나는 데 비해 클린룸 구축과 장비 반입에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측은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클린룸 추가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구축 기간이 길어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환경은 2026년을 넘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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