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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대가 지분 양도…美 투자기업 불똥 튀나 [시그널]

자발적 지분 부여 사례 드물어

TSMC는 미국에 강하게 반발

미국 보조금 받는 민간 기업들

고려아연 선례 될까 우려 커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 제공=고려아연




미국 상무부가 고려아연(010130)에 약 3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주는 대가로 합작법인(JV) 지분을 얻었다. 이 JV는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된다.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보조금을 대가로 국내 핵심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인데, 미국 상무부는 칩스법 보조금을 주는 외국 기업 지분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인 여타 기업으로의 영향이 우려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고려아연의 미국 현지 사업회사 크루시블메탈즈유한회사(Crucible Metals, LLC)에 보조금 3093억 원을 주는 대가로 크루시블JV유한회사의 지분을 얻었다. 크루시블JV는 고려아연의 2조 8578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받는 기업으로 신주 발행이 완료되면 고려아연 지분 10.25%를 갖게 된다. 크루시블JV의 최대주주는 미국 전쟁부(국방부)다. 미국 정부가 언제든 경영권 분쟁 상황에 있는 고려아연의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지분을 주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는 보조금의 대가로 투자 기업 지분을 받으려 하지만 투자 기업들은 경영권과 자국 기술 안보를 고려해 이에 반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올해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TSMC 고위 경영진은 미국 정부가 지분 양도를 요구할 경우 그동안 받은 보조금 전액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투자하는 대가로 66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게 돼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크루시블JV의 지분을 자발적으로 미국 상무부에 넘겼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구조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여타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7억 5000만 달러, SK하이닉스는 4억 5800만 달러의 칩스법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 상무부가 보조금을 대가로 지분을 얻는 선례가 등장하면서 다른 민간기업들이 미국 측 요청을 거절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의 대가로 지분을 준다면 그 순간부터 보조금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측에 유리한 선례가 생기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단독] 고려아연, 자회사 지분 인수권도 넘겼다…핵심 공시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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