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책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의 주가를 직격했다.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과도한 선급금 지급 문제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거론되자 하루 만에 주가가 26% 넘게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15일 코스닥시장에서 다원시스는 전 거래일 대비 985원(26.06%) 하락한 27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급락세를 보였고 종가까지 반등에 실패했다.
이는 이달 12일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사업 지속성 및 재무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 지연 문제를 언급하며 “발주를 받아놓고 제작은 하지 않은 채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정부 기관이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사실상 지목한 강도 높은 발언이 전해지자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다원시스는 2018~2019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ITX-마음 철도차량 358칸을 2022~2023년까지 납품하는 총 6720억 원 규모의 1·2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중 210칸이 최대 3년 가까이 납품이 지연된 사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 직무대행은 업무보고에서 “선금 61%를 지급한 상태에서 다원시스가 공급망 문제로 작업을 중단했다가 약 1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한 달 전 작업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선급금을 60%나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선급금으로 수천억 원을 받아 갔는데도 1000억 원을 빌려와야 작업을 재개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선급금은 최대 20%를 넘지 못하도록 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별도의 승인 절차를 두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코레일이 지난해 4월 다원시스와 추가로 체결한 ITX-마음 116칸(2208억 원) 규모의 3차 계약을 두고도 “이미 수백 량이 지연된 상황에서 추가 발주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레일 측은 해당 계약분에 대해 선금 지급을 보류하고, 업체에 대한 실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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