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산업 구조 재편 속도도 빨라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일부 전통 직업군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면서 데이터 수집·분석을 기반으로 기업의 경영 전략을 제시해 온 컨설팅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AI가 맥킨지를 죽일 것이다(AI will kill McKinsey)'라는 말까지 회자될 정도다. 이에 대응해 맥킨지(맥킨지앤드컴퍼니)는 빅테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특히 기업들의 AI 전환(AX)을 돕는 컨설팅 기능을 한층 확대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정화 맥킨지 파트너는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컨설팅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컨설팅 산업은 기업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테크적인 요소를 접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으로 1926년 설립돼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국내 오피스에서도 약 300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맥킨지는 AI 시대를 맞아 단순한 컨설팅 기업을 넘어 테크 기업으로서의 정체성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25곳의 테크 기업을 인수하며 AI·클라우드 역량을 전략 컨설팅 전반에 내재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파트너는 "앞으로 산업 환경은 '테크 레드(Tech-led, 기술이 기업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는 현상)' 단계를 넘어, 'AI 레드(AI-led)' 시대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며 "컨설팅 기업들은 AI를 통해 기업들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조직보다도 기술 진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맥킨지는 고객사에 맞는 AI 솔루션을 추천하고, AI 전환에 적합한 직무도 선별해 주는 등의 조언도 제공하고 있다. 유 파트너는 “전통적인 경영컨설팅의 범주를 넘어 역할이 확장됐다고 보면 된다”며 “맥킨지가 MS와 AWS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 파트너는 맥킨지의 AI 전문조직인 '퀀텀블랙'의 한국 리더이기도 하다. 퀀텀블랙은 2010년 영국에서 '포뮬러원(F1)' 팀의 레이스 전략과 성능 분석을 담당하던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으로 출발했으며, 맥킨지는 2015년 이 조직을 인수해 자사 AI 역량의 핵심 축으로 편입했다. 퀀텀블랙은 전 세계 기업들의 AI 전환의 전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 파트너는 맥킨지 내부적으로 사용 중인 생성형 AI 서비스 '릴리(Lilli)'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릴리에는 전 세계 맥킨지 컨설턴트들이 수행한 프로젝트 산출물과 사례, 해결책 등의 데이터가 통합돼 있다.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궁금증을 쉽고 빠르게 찾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유 파트너는 “어쩔 수 없이 단순 리서치나 문서 작성은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질문을 통해 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 전략을 세워주는 업의 본질은 유지하면서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컨설팅 기업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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