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조 851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미국 정부 및 전략적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한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1조 원의 미국 제련소 건설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신규 제련소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있는 나이스타(Nyrstar) 제련소 부지를 인수한 뒤 기반 시설을 재구축해 온산 제련소와 비슷한 규모로 출범한다. 해당 제련소에는 미국 정부와 방산 기업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는데 고려아연은 미 전쟁부 등에 고려아연 지분 10%를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넘길 계획이다.
미국 측은 고려아연이 ‘탈(脫)중국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는 만큼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고려아연 역시 미 정부 등을 백기사로 확보할 수 있어 반기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영풍·MBK 측 이사들이 이날 미 제련소 건설과 연계된 유증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유증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시사한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미 제련소 건설과 유증이 확정되면 그간 지분 경쟁에서 열세였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 간 표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영풍과 MBK 측에서 유증 추진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적 분쟁도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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