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우량 입지에 있는 대형 자산과 그 밖의 다른 자산으로 ‘초(超)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실은 11일 ‘2026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부제: An Era of Hyper-Polarization)’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누적 거래 규모는 3분기 기준 약 24조 원으로 연내 30조 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오피스 섹터에서 발생했고, 이 중 약 80%가 대형 자산에 집중됐다. 코람코 관계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중대형 면적 오피스의 순흡수는 계속되는 반면, 중소형 오피스 이동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람코는 국내 경제가 민간소비·설비투자·순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부담과 한·미 금리차 확대 속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PF 자금의 선별적 집행과 부동산 규제 확대 등으로 금융권 조달 환경이 더욱 보수적으로 재편되고 있어 시장 전반의 유동성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열매 코람코자산운용 R&S실장은 “내년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초양극화’”라며 “대형·프라임 자산 중심의 강세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섹터별 사이클, 입지별 리스크를 세분화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환경은 통제할 수 없지만 전략은 조정할 수 있는 만큼,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판단이 시장 변동성을 기회로 바꾸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센터 시장은 내년부터 공급 감소와 초대형 센터 중심의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정상화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가이드라인 강화와 공사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며, 자동화·스마트 물류 도입이 가능한 대형 자산을 중심으로 수요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가장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섹터로 꼽혔다. AI 확산과 산업 전력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전 확보가 가능한 부지의 희소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도권 내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도 추가적인 가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약 2.2GW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전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엣지(Edge) 데이터센터’ 개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텔 시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원하는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방한 관광객 증가와 MICE 산업 회복을 기반으로 운영 목적의 거래가 확대되고 있으며, 수도권 주요 호텔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임대주택·코리빙 등 주거형 대체자산은 잇따른 매각 성공 사례도 나왔다.
리테일 시장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리테일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주요 거래 역시 운영 목적보다는 리모델링·재개발 등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 이에 내년에도 국지적·부분적 거래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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