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업계가 테마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초지수를 잇따라 손질하고 있다. 종목 수를 줄이고 핵심 기업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테마 노출도를 높이면서 인공지능(AI) 기반 스코어링을 활용해 구성 종목의 적합성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초지수 산출 기준을 변경한다고 공시한 건수는 6건으로 집계됐다. 특정 테마의 성격이 빠르게 바뀌는 데 비해 기존 지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운용사들이 구성 원칙 자체를 새로 손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테마 정의를 다시 설정하거나 산업 흐름을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지수 설계 방식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ACE Fn5G플러스’는 구성 종목을 30개 내외에서 15개 수준으로 줄이고 개별 종목 비중 상한을 기존 8%에서 20%로 상향했다. 5G 중심이던 테마 키워드는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으로 재편해 실제 산업 흐름을 더 충실히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도 핵심 기술 기업(Pure player)의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기술 기업을 담는 KODEX 차이나테크TOP10는 A·H주 동시 상장 종목에 대한 편입 기준을 조정하며 지수 대표성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지수방법론에 AI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HANARO 원자력 iSelect’는 AI 기반 키워드 스코어링 상위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을 선별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 20개에서 축소한 것으로 핵심 기업 중심의 압축 전략이 도입됐다. 개별 종목 비중 상한도 기존 15%에서 25%로 높였다. NH아문디운용은 “원전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주 등 산업 변화 흐름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정교화는 비만 치료제 테마 ETF에서도 나타난다.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키워드 유사도 점수를 활용해 테마와의 연관성이 높은 기업만을 ‘Top2’ 핵심 비중군으로 선정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새 상품 출시 경쟁뿐만 아니라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흐름도 강화되고 있다”며 “테마 정확도를 높여 수익률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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