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광모듈(전기 신호와 광 신호를 변환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치) 장비 제조기업 에이디에스테크를 전격 인수했다. 광모듈은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로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에이디에스테크는 매출 90% 이상을 엔비디아에서 얻는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에이디에스테크 지분 100%를 약 2800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중 1500억 원은 산업은행 등이 주선하는 인수금융으로 마련하고 성호전자는 700억원을 출자한다. 송광열 대표 등 기존 에이디에스테크 경영진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해 약 600억 원을 재투자한다. 기존 경영진은 앞으로도 에이디에스테크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에이디에스테크는 2000년 설립된 광모듈 정렬 장비 제조업체다.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장비의 핵심 모듈인 광트랜시버 내부의 렌즈와 칩, 광섬유를 나노미터(㎚) 단위로 정렬해 빛의 전달 효율을 높인다. 세계적으로 이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에이디에스테크와 피컨텍 두 곳밖에 없었는데, 피컨텍이 지난해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에이디에스테크 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이디에스테크 매출의 90% 이상은 엔비디아의 자회사인 멜라녹스에서 나왔다. 멜라녹스는 엔비디아가 2020년 약 10조 원에 인수한 네트워크 장비 기업이다.
AI 데이터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에이디에스테크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635억 원, 영업이익 252억 원을 거뒀고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실적은 매출 456억 원, 영업이익 209억 원이다. 성호전자는 에이디에스테크 인수로 전원공급장치 제조 기업에서 AI 인프라 제조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성호전자는 창업주인 박현남 회장의 장남인 박성재 대표 주도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반도체 후공정 칠러 전문기업 디이에스를 인수했다. 성호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714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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