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가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공식화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존슨앤드존슨(J&J) 등 빅파마가 알츠하이머병 임상에 실패해 개발을 중단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임상학회(CTAD)에서 ‘차세대 항아밀로이드 치료법: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위험을 극복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ARIA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를 투여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뇌부종 또는 뇌출혈 형태로 나타난다.
릴리는 ‘레켐비’, ‘키순라’ 등 현재 시판 중인 1세대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키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ARIA 등 부작용 발생의 한계를 안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뇌와 혈관 사이의 장벽을 투과하는 기술인 ‘BBB 셔틀’을 꼽았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플랫폼 ‘그랩바디-B’가 BBB를 투과하기 위해 표적으로 삼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수용체(IGFR)를 언급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릴리는 “BBB 셔틀을 적용한 로슈의 ‘트론티네맙’은 임상 결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ARIA 위험을 크게 낮췄다”며 “로슈가 BBB 셔틀로 이용한 트랜스페린수용체(TfR) 외에 CD98, INSR, TMEM30A, IGFR 등의 플랫폼이 경쟁 중”이라고 소개했다.
릴리는 지난달 에이비엘바이오와 최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487억 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와의 협력을 공식화하고 ‘그랩바디-B’가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의 핵심 기술이 됐음을 시사한다. 릴리는 “정교한 연구를 거쳐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체를 개발할 수 있다”며 “1~2회 피하주사(SC) 투약만으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ARIA 0%를 달성하는 것이 차세대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개발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델은 오스코텍(039200)과 공동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 ‘ADEL-Y01’의 미국 임상 1a상 결과 안전성·내약성과 혈액 및 뇌척수액에서 약물 노출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ADEL-Y01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더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타우를 표적으로 한다. 최근 노보노디스크, J&J 등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임상에 연이어 실패한 가운데 ADEL-Y01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델 관계자는 “기존 타우 항체들이 질병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위를 겨냥해 임상에서 한계를 보인 반면 ADEL-Y01은 연관성이 높은 표적을 정밀하게 겨냥한다”며 “CTAD 메인 세션에 구두 발표로 채택된 점은 ADEL-Y01의 접근법에 대한 글로벌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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