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 겸 그룹 소프트웨어센터 포티투닷 대표가 3일 사의를 표했다. 송 사장은 현대차(005380)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개발을 총괄해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송 사장은 전날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저의 부재가 여러분들에게 잠시 혼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꿈은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제가 미쳐 다 잇지 못한 다리는 여러분들이 튼튼하게 완성시켜 달라"고 했다.
송 사장은 "글로벌 오토메이커들이 수십조 원을 들여 실패했던 SDV,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밖에 남지 않은 자동차의 미래를 준비해왔다"며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DNA를 심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해 보이던 도전은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며 "AVP를 겸직하며 SDV 라는 거대한 전환을 이끄는 동안 보이지 않는 수도 없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바로 42dot의 리더분들과 여러분들의 열정이었다"고 했다.
송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자율 주행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한 이견과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는 분석이다. 2015년 네이버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송 사장은 2019년 1월 네이버를 퇴사해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이후 회사가 2022년 현대차에 인수되면서 SDV 사업부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기존에 차량 주행 데이터와 도로 상황 시나리오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는 '규칙 기반 (Rule-Based) 자율주행’ 방식을 개발해왔는데, 송 사장 영입과 함께 테슬라의 방식인 '엔드 투 엔드 자율주행'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앞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감독형 FSD'의 국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혼다는 해외 시장에서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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