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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HD현대 합작사 영구채 발행

"부채 비율 낮추기 위한 조치"

양사 총 8000억 유증 추진도

채권단 5일 자율협의회 소집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합작사(JV)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두 회사는 대신 합작사에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이날 한국산업은행에 금융 지원을 신청했다.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산과 여수·울산 석화단지 가운데 금융 지원을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양 사는 JV의 영구채 발행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재편 논의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합작법인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영구채 발행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영구채 발행 규모는 채권단의 실사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물적 분할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기로 했다. 새 법인 지분은 롯데와 HD현대가 50%씩 나눠 갖는다.

문제는 기존 차입금이 신설 법인으로 넘어가면 JV의 부채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어 자본으로 간주돼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9월 말 현재 각각 7조 1055억 원, 3조 9755억 원의 순차입금이 존재한다.

추가로 롯데케미칼 측은 11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용 NCC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195만 톤이던 두 회사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85만 톤으로 줄어든다. 롯데케미칼 직원들은 새 법인으로 전환 배치해 인력 감축은 피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5일 자율협의회를 소집해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제출한 자구안과 사업 재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석화 금융지원 첫 신청

여수·울산 구조조정도 논의도 주목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영구채 발행을 요청한 것은 합작 법인의 부채비율을 낮춰 사업 재편을 원활히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다. 양 사가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3일 “두 회사가 80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 대신 영구채 발행 허용과 상당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며 “자금 지원 규모는 실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개발을 비롯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신규 자금과 시장성 차입금 등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금융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고 한국산업은행이 전했다. 산업은행은 “양 사는 자율협의회가 사업 재편 계획 검토를 위해 진행하는 실사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사업 재편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회사의 재무 안정화 및 자속 가능성 확보에 필요한 자구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대산 석유화학단지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채권단 자율협의회가 양 사를 사업 재편 대상 기업으로 선정하면 이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해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 지원에는 만기 연장과 이자율 조정, 신규 자금 공급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사업 재편과 금융권의 지원 없이는 두 회사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며 “다만 앞으로 실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구 노력과 금융권의 지원 규모가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권에서는 울산과 여수 등 다른 석화 단지의 재편도 빨라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여수 산단의 여천NCC만 해도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연료 공급계약이 이번 주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석화 기업의 사업 재편을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각종 인허가 절차 통합·간소화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재정과 금융, 세제 지원 등이 담겨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와 HD현대의 경우 기존 자금 만기 연장과 함께 뉴머니를 요구한 것”이라며 “하지만 최종 지원액은 실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는 것으로 지금 시점에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독]롯데·HD현대 합작사 영구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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