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합작사(JV)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두 회사는 대신 합작사에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이날 한국산업은행에 금융 지원을 신청했다.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산과 여수·울산 석화단지 가운데 금융 지원을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양 사는 JV의 영구채 발행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재편 논의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합작법인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영구채 발행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영구채 발행 규모는 채권단의 실사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물적 분할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기로 했다. 새 법인 지분은 롯데와 HD현대가 50%씩 나눠 갖는다.
문제는 기존 차입금이 신설 법인으로 넘어가면 JV의 부채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어 자본으로 간주돼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9월 말 현재 각각 7조 1055억 원, 3조 9755억 원의 순차입금이 존재한다.
추가로 롯데케미칼 측은 11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용 NCC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195만 톤이던 두 회사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85만 톤으로 줄어든다. 롯데케미칼 직원들은 새 법인으로 전환 배치해 인력 감축은 피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5일 자율협의회를 소집해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제출한 자구안과 사업 재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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