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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보유 강화에…'단타 투기장' 된 스팩[마켓시그널]

신규 상장한 스팩 주가 '롤러코스터'

뚜렷한 명분 없이 2~3배 올랐다 급락

7월 의무보유 확약 확대 정책으로

유통물량 줄면서 변동성 높아져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의 상장일 주가 이상 급등 현상이 빈번해졌다. 금융 당국의 공모주 물량 의무 보유 강화 정책 이후 유통 물량이 줄어들자 주가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9호(0096D0)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6% 내린 3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상장일 공모가(2000원) 대비 최고 195% 상승해 5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3335원에 마감했다가 이튿날에는 돌연 상한가(4335원)를 기록했다. 3거래일 동안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다른 신규 스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삼성스팩12호(0096B0)는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2000원) 대비 221% 상승한 6420원까지 올랐다가 급락해 303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시초가를 상한가(6640원)에 형성했으나 장중 시초가 대비 무려 16.9% 떨어지면서 최종 5520원에 그쳤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비전스팩8호(0093G0)·신영스팩11호(0091W0)·비엔케이제3호스팩(0068Y0) 등 최근 한 달 사이에 상장한 스팩들의 주가가 모두 상장일 이상 급등 후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에 실적이나 성장성을 따지기 어려워 합병 대상 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스팩이 합병 대상 회사를 찾기까지는 보통 상장 후 약 6개월~1년의 시간이 걸린다.

스팩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진 건 올 7월부터 공모주 배정 물량의 30% 이상(내년부터 40%)을 의무 보유 확약을 건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한 제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벤처기업투자신탁 등이 우선 배정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확약 기간(15일)이라도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일반 기업들의 주가가 확약 비율 증가로 기관들의 매도 물량이 줄자 단기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는데 스팩에도 이 같은 흐름이 옮겨붙었다.



문제는 스팩의 시가총액이 통상 80억~120억 원으로 가벼워 일반 기업보다 주가 변동성이 더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비전스팩9호의 경우 상장 주식 550만 주 가운데 발기인 보유 물량 50만 주를 제외한 500만 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후 최소 확약 기간(15일)을 설정한 기관에 217만 5350주가 배정되면서 282만 4650주만 시장에 풀리게 됐다. 상장 후 약 2주 동안 거래 가능한 물량이 56억 원어치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년 전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됐을 때도 한동안 스팩 광풍이 불었다”며 “이번에는 의무 보유 확약 확대로 유통 물량이 줄어들면서 초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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