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4년간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229개 늘어날 때 한국은 단 2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형벤처캐피털(CVC) 등 불합리한 투자 규제가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 CB인사이트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이 1276개라고 발표했다.
혁신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2021년 이후 229개 늘어난 717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해 전체의 56.2%를 차지했다. 2위는 151개를 보유한 중국이 차지했다. 인도(64개)와 영국(56개), 독일(32개), 프랑스(29개)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13개로 같은 기간 2개 증가했고 순위는 11위를 유지했다.
이스라엘·싱가포르는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낮지만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10위 싱가포르는 4년 사이 4개 유니콘 기업을 추가해 한국과의 격차를 벌렸고 7위 이스라엘은 2개가 늘어 총 23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이 인공지능(AI), 에너지, 방산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려면 투자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각종 규제부터 합리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주최한 ‘CVC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CVC가 유연하고 기민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치열 화우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지주사 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못하게 하고 CVC가 조성하는 펀드에 외부 출자를 제한하는 등 엄격한 행위 제한을 두고 있어 CVC의 본래 목적인 전략적 투자와 신사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이 규제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거점 도시를 육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유니콘 기업이 몰려 있는 ‘베이 에어리어’처럼 해당 도시에서만큼은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메가 샌드박스’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숀 랜돌프 미국 베이지역 의회경제연구소(BACEI) 이사는 “활발한 산학 협력,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다양한 인재들과 그 네트워크가 맞물려 베이 지역의 혁신이 발생한다”며 “투자자들이 모여들며 혁신이 더욱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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