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가 5배 폭등한 이수페타시스(007660)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지만 공매도 거래도 급증하면서 변동성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1일 이수페타시스 지분을 5.03%까지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존에는 5% 미만 보유로 공시 의무가 없었으나 최근 추가 매수로 대량 보유 보고서 제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달 JP모건이 이수페타시스를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40% 상향한 데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관심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수페타시스는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에 사용되는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최근 AI 서버 투자 확대와 미국 빅테크 간 TPU 채택 증가가 맞물리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판 제조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날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2100원(1.53%) 상승한 13만 9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들어서만 410% 넘게 폭등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실적 개선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키움증권은 이수페타시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611억 원으로 추산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 등도 목표가 상향 대열에 합류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멀티플은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 신뢰의 반영”이라며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가속화하는 시점에 글로벌 공급망 내 확고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급등 속 공매도 거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일평균 약 19억 원 수준이던 공매도 거래 대금은 하반기 들어 약 46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공매도 잔액도 지난달 27일 약 402억 원까지 확대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IB 매수 확대와 공매도 급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을 ‘전략적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충돌 구도로 해석하고 있다. 지분을 매입한 모건스탠리의 자금은 장기 펀더멘털을 근거로 한 롱(매수) 포지션이지만 최근 늘어난 공매도는 단기 가격 부담을 겨냥한 헤지펀드·퀀트 중심의 쇼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매집과 공매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과열 국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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