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스마트팩토리 기술과 사업을 전담할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를 신설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제조 자동화, 로봇 기술 등 분산돼 있던 조직을 한데 모아 지난해부터 기업들을 상대로 본격화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판매 사업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가전사업본부장 시절부터 ‘제조 AI’를 주도해온 류재철 신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물리 세계에 AI를 적용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첫 승부처로 띄웠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생산기술연구원 아래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센터장은 2018년 30대 나이로 생기원 제조역량강화 담당 임원으로 발탁돼 주목받은 송시용 상무가 맡았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기술 간 통합과 시너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생산 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부터 AI 기반 공정 관리, 품질 검사는 물론 이를 뒷받침할 산업용 로봇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센터 신설을 통해 생기원 내 산재해 있던 다수 연구개발(R&D) 조직과 기존 스마트팩토리 사업 담당 부서를 통합했다.
취임 일주일이 안된 류 CEO가 제조 AI를 신규 수종 사업으로 띄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가전 업계 최초인 LG 창원 스마트파크의 등대공장 인증도 류 CEO의 가전사업본부장 재직 시절 이뤄졌다. 류 CEO는 그간 창원 스마트파크에 적용된 자동화 기술을 다른 가전 생산 라인에도 적극 이식하려 애쓴 바 있다.
제조 AI는 AI 혁신의 다음 무대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국내를 찾아 대표 제조 기업들을 만나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격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대한 국내 제조 업계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GPU가 실제 도입되면서 관심은 실제 AI 전환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편으로 2030년을 목표로 삼은 스마트팩토리 조(兆) 단위 매출이 앞당겨질 수 있다. LG전자는 자사와 계열사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외부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외부 기업 수주는 3000억원 대였는데 올해는 기존 추산인 4000억원 대를 넘어선 50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약 30% 성장했다. 전환 수요가 예상을 웃돌며 수주가 늘어난 것인데 30%대 성장률이 지속되면 조단위 매출 달성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조직이 통합되며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의사 결정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는 기업간거래(B2B) 매출의 중요한 축이기도 한데 B2B 비중을 확대 중인 회사의 체질 전환에도 청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류 CEO는 B2B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자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플랫폼인 LG채널 사업도 확대한다. LG채널은 LG전자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웹OS의 간판 콘텐츠 서비스다. 회사는 이날부터 기존 북미·유럽에 더해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등에 LG채널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중동권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해 아랍어권 시청자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자를 읽는 특성을 반영하는 등 해당 지역 전용 인터페이스를 선보인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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