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성격)을 발행해 단기 유동성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냈지만,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총 7000억 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승인했다. 발행은 3500억 원씩 두 차례(154·155회)로 진행되며 납입일은 각각 오는 29일과 내년 1월 29일이다. 만기는 30년이며 최초 이자율은 연 5.8%다. 해당 증권을 매입하는 SPC에는 호텔롯데(4000억 원)와 롯데물산(3000억 원)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해 그룹 차원의 지원도 병행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자금 조달이 최소 3년간 상환 압박이 없다는 점에서 롯데건설의 단기·중기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축소 역시 유동성 대응 여력을 강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의 PF우발채무는 한때 6조 8000억 원까지 확대됐으나 기수주 물량의 본PF 전환과 신규 사업의 보수적 운용을 통해 올 9월 말 기준 3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조성된 PF유동화증권 매입 펀드(프로젝트 샬롯)를 통한 만기 장기화 효과도 더해지며,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PF 차환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장기 조달 능력과 계열사 지원을 고려하면 PF 리스크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롯데건설의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광주중앙공원, 마곡 MICE, 잠실미성크로바 등 대형 주택사업장 진행으로 운전자금 소요가 크게 늘었고, 그 영향으로 올 3분기 영업현금흐름은 –7139억 원으로 악화했다. 순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1조 4334억 원에서 올 3분기 말 2조 3780억 원으로 65.9% 증가해 재무적 부담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울러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이 217.8%에서 174.1%로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신용도 측면에서는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이자 유예 시 누적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등 실질적으로 부채 성격이 강하고, 발행 3년 후 콜옵션(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매수)과 금리 상승 조건(스텝업)이 적용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리파이낸싱 부담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자본성 발행이 실제 차입금 상환으로 이어지는지, 주택사업 분양·입주 실적 개선 여부, PF우발채무 차환 안정성 등을 주요 모니터링 항목으로 제시했다. 회사의 현금흐름 정상화와 유동성 버퍼 확대 여부가 향후 신용등급 방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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