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배당소득 분리과세 합의와 3차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증권·보험주가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높은 배당 매력,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따른 세 부담 완화 효과까지 겹친 영향이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기업은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및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성향을 연결 재무제표나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아 시행령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증권가는 대표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보험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은행 업종은 기관투자가의 강한 순매수세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해왔다. 대표적 은행주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은 각각 8.32%, 8.73%로 같은 기간 4.56% 하락한 코스피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KRX 은행 지수는 7.68% 상승해 KRX 헬스케어, KRX 300 헬스케어에 이어 업종 중에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의 순매수세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에서도 견조한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기관은 KRX 은행 지수를 구성하는 9개 종목에 대해 943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배당성향 40% 이상을 기대하는 분리과세 수혜주(별도 재무제표 기준)는 총 51개사로 이 중 금융지주가 대거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신한금융지주(59%), KB금융(56%), 하나금융지주(54%), 우리금융지주(82%) 등이다.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 리스크 완화도 은행주의 호재로 지목된다. 현재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65배로, 순자산 대비 저평가 폭이 여전히 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은행주는 저PBR주로서의 밸류에이션 안정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홍콩 ELS, LTV 담합 관련 과징금 리스크도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보험주와 증권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한 달간 증권 업종은 은행 업종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대표적 증권주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각각 16.73%, 12.52% 하락했다. 하지만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거래 대금 증가’로 이익이 개선돼 배당을 늘릴 유인이 더 많다는 관측이다.
보험주는 은행이나 증권 업종에 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직접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위험 헤지 효과가 있어 수익 개선을 통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더 높다는 해석이다. 증권주와 보험주의 평균 PBR은 각각 0.87배, 0.71배로 저평가돼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을 투자할 만한 배당주로 꼽았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각각 45%, 32%로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성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주 등 대형주 외에도 밸류에이션 평가가 낮으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장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증권이나 보험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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