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높이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6조 4000억 원 넘게 늘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971조 9897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 4208억 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9월에만 해도 전월보다 4조 원 넘게 줄었지만 10월 14조 8674억 원으로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 1조 8968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 증가세가 이어진 것은 은행들이 앞다퉈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2.6~3.1%로 10월 말(연 2.55~2.6%)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5%포인트나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연말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2년 말 정기예금 금리가 5%대까지 올랐을 때 3년 만기 상품 등에 가입해 이제 만기를 앞두거나 매년 만기를 연장해온 고객이 많다”면서 “금리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11월 1조 5125억 원으로 전월(2조 527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올 들어 매달 조 원 단위로 늘며 전체 대출 증가세를 견인하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들어 6396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 시중은행들이 연말까지 대출 취급을 중단한 만큼 주담대 둔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은 한 달 새 8316억 원 증가했다. 지난달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각각 전월 대비 1조 5590억 원, 2조 6651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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