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무신사가 상장 주관사단 진용을 갖췄다. 국내외 약 10곳의 증권사가 이번 딜(거래)을 따내기 위해 전력투구한 가운데 한국투자·KB증권·씨티·JP모건이 주관사단에 포함됐다. 무신사는 이르면 내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KB증권·씨티·JP모건을 낙점했다. 주요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지만 국내 증권사에는 아직 공식 통보를 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씨티증권은 상장 대표 주관사단에, JP모건은 공동 주관사단에 들었다. KB증권은 대표 주관을 맡을지, 공동 주관을 맡을지 확정되지 않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고위 경영진과 주주들이 합의해 회사 내부적으로 방향이 확정된 상황”이라며 “트랙 레코드(상장 주관 기록)와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나온 상장 전략을 주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1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 기업가치로 상장하면 공모 금액만 1조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고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이라는 상징성도 있어 IB 업계가 이번 딜 수임에 사활을 걸었다. 8월 상장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배포해 9월 국내 증권사 6곳과 외국계 증권사 5곳을 쇼트리스트(적격 후보)에 올렸다. 10월 실시한 경쟁 PT에는 주요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총출동했다. 최근 대기업 집단의 신규 IPO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무신사 딜은 국내 주요 IB들이 놓쳐서는 안 되는 딜로 평가받았다.
일부 IB는 무신사의 에쿼티 스토리(성장 비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닌텐도·에이피알을 비교군(피어 그룹)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무신사는 패션 e커머스를 주력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패션 이외의 사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섬이나 LF 등 국내에 상장한 전통적 패션 기업을 비교군으로 제시한 IB는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패션 플랫폼인 조조타운과 글로볼 패션 기업 유니클로도 일부 IB가 제시한 피어 그룹에 들었다.
무신사는 내년 해외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 기업가치를 올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지난해 1조 2427억 원의 매출과 10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상반기 매출은 6705억 원, 영업이익은 588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조 원 이상의 밸류를 달성하려면 기업가치 산정 때 활용되는 △주가매출비율(PSR) △주가수익비율(PER)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등의 배수를 크게 높여야 하는데 국내외 동종 기업 현황을 살펴봤을 때 이는 여의치 않다. 최근 일본·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소규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데카콘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며 “이번 딜 수임은 각 주관사의 주요 트랙 레코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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