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신규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기관투자가 공모주 배정 물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강화하면서 ‘껍데기 스팩(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 주가마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9호(0096D0)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공모가(2000원) 대비 168.5% 오른 5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다. 공모주 시장에서 스팩은 합병 대상 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에 경영 성과나 성장성을 따지기 어려워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에 상장한 스팩들의 상장일 주가는 급등 후 급락 패턴이 뚜렷하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삼성스팩12호(0096B0)는 공모가 대비 111.8%까지 올랐다가 최종 51.5% 상승률로 마감했고, 같은 달 27일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8호(0093G0)는 상장일 106.86%까지 올랐다가 공모가(2000원)를 하회한 1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스팩들의 주가 널뛰기는 올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부터는 공모주 배정 물량 30% 이상(2026년부터 40%)을 의무 보유 확약을 건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한 제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확약 비중이 기준에 미달하면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상한금액 30억원)를 직접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유통 물량이 줄어들면서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 등락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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