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9월 말까지 11%대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주식 강세가 수익률을 견인한 가운데,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린 점도 수익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9월 기금적립금이 1361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148.4조 원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수익금은 138.7조 원, 수익률은 11.31%(금액가중수익률)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이 제시한 연간 목표수익률(5.4%)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누적 운용수익금은 876조 원에 달한다.
이번 성과는 글로벌 증시에서 AI·반도체 관련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자산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이 47.30%로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해외주식도 12.95%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내채권은 2.51%, 해외채권은 0.27%, 대체투자는 1.46%의 성과를 냈다. 특히 국내 주식은 정부 정책 기대감과 반도체 업종 상승 흐름이 반영되며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견인했다.
높은 수익률과 함께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도 두드러졌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일반정부’로 분류되는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는 245억14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증가율(74%)을 웃도는 수준이며, 전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개인투자자(23%)보다 크게 높았다.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 확대는 환율 변동성 논란도 불러왔다. 해외 투자 수요가 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이 과정에서 환율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최근 기획재정부·한국은행·보건복지부·국민연금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발족해 해외 투자 프레임워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해외 주식 선호가 뚜렷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1596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42.4% 증가했다. 국내 증시 대비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미국 시장이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 비중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전체 기금에서 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47.1%에서 올해 3분기 말 52.9%로 늘었고, 특히 국내 주식 비중은 중기자산배분안의 연말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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