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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AI고점론에…외인 14.5조 사상 최대 ‘셀 코리아’

삼성전자·하이닉스만 11조 순매도

코스피, 4거래일만에 하락 3920선

미국發 유동성 공급·AI생태계 확장

고밸류 부담 덜고 '2차 랠리' 전망도

코스닥, 정책 지원 기대 3.7% 급등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32포인트(1.51%) 내린 3926.5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470.6원, 코스닥지수는 32.61포인트(3.71%) 오른 912.67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금액 14조 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다. 고환율 부담과 인공지능(AI) 고점론, 단기 유동성 경색 등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오히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을 덜고 12월 ‘산타 랠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60.32포인트(1.51%) 내린 3926.59에 장을 마치며 24일 이후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만 무려 2조 3690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이달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액은 14조 4562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3월(12조 5550억 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외국인은 4일 2조 2282억 원, 5일 2조 695억 원, 14일 2조 3574억 원, 21일 2조 8229억 원 등 이달 내내 굵직한 규모의 순매도를 이어오며 지수 조정을 야기시켰다. 연간으로도 외국인은 8조 8028억 원 순매도를 기록해 사실상 올해는 ‘셀 코리아’ 기조가 유력해졌다. 반면 기관(5조 5012억 원)과 개인(9조 2875억 원)은 이달 매수 우위를 보였다.

환율 급등과 단기 유동성 우려, AI 거품 논란 등이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 6월 30일 연중 최저점(1350.0원)에서 이달 24일 1477.1원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발표 충격으로 1484.1원까지 올랐던 4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모건스탠리가 오라클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공격적인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막대한 부채를 유발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던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저평가됐던 상황에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됐던 것이 ‘눈높이 맞추기’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였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 빅테크의 버블 논란과 조정 가능성은 한국 시장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매도 상위 종목은 지난달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이달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를 8조 7309억 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으며 이어 삼성전자(005930)(2조 2292억 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7868억 원), 네이버(NAVER(035420)·6055억 원), KB금융(105560)(5576억 원) 순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날도 SK하이닉스(-2.90%)와 삼성전자(-2.97%)를 각각 5660억 원, 5203억 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셀트리온(068270)(2654억 원), 이수페타시스(007660)(1791억 원), SK바이오팜(326030)(1616억 원)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이 같은 우려들이 완화되기 시작한 만큼 12월 산타 랠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이후 미 재무부의 일반계정(TGA) 방출은 ‘정부 재정지출→지급준비금 확대→레포 시장 유동성 여력 증가’로 이어져 단기 수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4000 전후 박스권에서의 급등락을 거치며 기술적 과열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차익 실현 흐름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물론 12월에도 기준금리 인하 향방을 가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1일) 외에도 브로드컴(12일), 오라클(16일), 마이크론(18일) 등의 실적 발표까지 이벤트가 산재해 있어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4881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3.71% 끌어올렸다. 올 4월 10일(5.97%)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2017년 12월~2018년 1월 문재인 정부에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후 코스닥지수가 2~3개월가량 크게 상승했는데 활황장에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도 정책 수급에 기반한 수혜가 기대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10일 출범하는 약 15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직접 지분 투자와 이달 시행된 종합투자계좌(IMA)의 모험자본 의무 편입 정책이 맞물리며 자금 유입과 유동성 확충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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