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주도주들이 주춤한 사이 바이오 종목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증시 피난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두드러진 만큼 내년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3~28일)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삼성액티브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25.48%)’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은 ETF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23.95%)’다.
두 상품 모두 에이비엘바이오(수익률 88.57%), 알테오젠(9.11%), 리가켐바이오(32.04%), 올릭스(8.61%) 등 국내 차세대 바이오 핵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 8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에이비엘바이오를 최대 비중으로 담으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ETF 수익률 상위 20위권 안에 바이오에 투자하는 상품만 19개라는 점이다.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19.07%), TIMEFOLIO 글로벌바이오액티브(18.42%), ACE 글로벌빅파마(17.58%) 등 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수익률이 큰 폭 올랐기 때문이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5.92%)만 간신히 수익률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의 약진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이달 들어 8.67%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KRX 기계장비(-12.33%), KRX 반도체(-5.31%) 등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코스피지수가 4.40% 하락하는 동안 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는 1.36%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까지 당분간 바이오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술 이전 등 성과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바이오 종목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도 일라이릴리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의 글로벌 생산 거점을 한국에 구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펩트론(10.39%), 지투지바이오(13.63%)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향후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바이오 등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면서 생태계가 진화하고 있다”며 “신약 개발보다는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의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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